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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대단원의 막을 내린 ‘대물’에서 고현정이 보여준 3가지의 스타의 힘과 스타성!
“쉽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끝까지 마무리가 잘 돼 기분 좋아요” SBS ‘대물’ 마지막회 촬영을 마친 23일 전화기를 통해 들려오는 고현정의 목소리는 매우 밝았다.
지난 10월 6일 첫방송을 한 ‘대물’이 23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대물'은 만화가 박인권의 동명 만화를 드라마화 한 것으로 한국 드라마에서 최초로 여성 대통령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다. 이러한 이색 소재 등으로 방송 전부터 눈길을 끌었고 방송 내내 정치권이나 일반 시청자들 사이에 논란이 적지 않았다. 그리고 ‘대물’의 연출자와 작가의 갈등으로 인해 작가와 연출자가 방송도중 교체되는 방송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지는 어려움도 있었다.
‘대물’은 방송안팎의 이같은 어려움속에서도 20%대 중반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수목 드라마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대물’의 타이틀롤을 맡은 고현정이 흔들림없이 일관된 연기 스타일을 견지하며 연기자들의 중심을 잡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고현정은 유독 어려움이 많았던 ‘대물’에서 연기자로서 진일보한 진화를 했을뿐만 아니라 그녀의 대단한 스타성을 발휘하며 대단한 스타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고현정은 정치권과 시청자들 사이에서 제기됐던 특정 정치인 모델화나 정치적 소재의 문제점에 대한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는 상황에서도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자신의 연기톤을 유지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제작발표회때 고현정은 우선 고현정은 드라마 '대물'은 픽션이지만 시청자들이 현실정치속의 인물과 현실정치상황을 연결시킬 것이고 특정 정치인을 떠올리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에 “부담을 느끼지 않고 극중인물을 내방식대로 소화하려고 노력한다. 특정 정치인을 모델로 삼은 것은 없다. 서혜림의 대사들을 보면 너무나 직접적으로, 무서울 것이 없니 말을 바로 쏟아낸다. 현실 정치에서는 그럴 수 없지 않는가. 드라마라는 좋은 매체를 이용해 시청자들(국민)이 하고 싶은 말들을 대신 해드리며 속을 확 좀 풀어 드렸으면 한다. 그래서 연기를 할 때도 스스로가 사심이 없어야 할 것 같아 마음을 비우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단언했다.
고현정의 이같은 단언은 방송내내 잘 지켜졌고 정치권에서 논란이 제기되고 시청자의 이에 대한 의견이 쏟아질 때도 의연하게 자신의 연기 스타일을 유지하며 서혜림이라는 캐릭터를 잘 살려냈다.
연기자들은 기획하면서 만나기 시작한 작가와 연출자와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그리고 캐릭터의 성격부여나 연기에 대한 대화도 많이 나눠 드라마 촬영에 들어가면 제작진과 연기자가 연기조화를 이루게 된다. 그런데 ‘대물’은 방송초반 작가가 교체되더니 이내 연출자까지 교체되는 황당한(?)일이 벌어졌다. 이런 상황이 되면 연기자들은 동요하고 연기 페이스를 잃게 된다.
“처음에는 황당하기도 하고 힘들기도 했어요. 이 부분에 대해 문제를 삼아야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하지만 교체투입된 연출자와 작가분이 워낙 뛰어난 분이고 흐름을 잘 잡아 연기자들은 흔들림없이 연기에 임할수 있었어요.”
연기자는 드라마 제작상황에 예상치 못한 돌발상황이 발생해도 최선을 다해야한다. 방송 시작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는 시청자와의 무언의 약속이 발효되기 때문이다. 고현정은 이제 방송과 함께 발효되는 시청자에게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온몸으로 지켜내는 성숙한 스타 연기자로서 자세도 ‘대물’을 통해 체화시켰다.
무엇보다 ‘대물’에서 고현정이 대단한 스타로서 위력을 보인 것은 너무나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전작 ‘선덕여왕’의 미실을 단번에 지워버리는 동시에 밋밋한 캐릭터도 잘 살려내는 연기력을 보였다는 점이다.
‘대물’ 방송전 전문가와 시청자가 ‘선덕여왕’의 미실과 ‘대물’의 서혜림이라는 캐릭터를 비교하며 유사하게 흐르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제기됐다. 또한 과연 미실이라는 캐릭터의 강렬한 이미지의 철옹성을 벗어날 수 있을까에 대한 염려도 있었다. 이러한 염려와 우려는 기우였다.
고현정은 방송사 아나운서에서 남편의 억울한 죽음을 계기로 정치에 입문해 최고 권력자 대통령까지 된 서혜림역을 맡아 미실과 전혀 다른 캐릭터를 보여줬을 뿐만 아니라 일상성이 깃든 자연스러운 연기도 빼어나게 소화했다.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 외에는 대부분의 드라마에서 강렬한 캐릭터를 소화했던 고현정은 ‘대물’에서 시골처녀, 아나운서, 남편을 잃은 미망인, 아들을 키우는 아줌마, 아줌마 국회의원 및 도지사, 그리고 국민을 섬기는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빛깔을 가진 서혜림이라는 캐릭터를 소화하면서 평범한 인물의 성격에서 대통령의 카리스마까지 다양한 성격을 요하는 연기를 펼쳤다. 그것도 성격의 전환에 따른 단절이나 어색함 없이 물흐르듯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쳤다.
고현정은 “‘대물’에서 가장 힘든 점은 밋밋한 인물을 연기해내는 것이었는데 나름대로 고민하면서 연기했던 것에 시청자들이 좋은 평가를 해줘 고맙게 생각합니다”고 말했다.
고현정은 스타이지만 스타의 명성에 안주하지 않고 자신의 연기의 생명력을 강화하고 외연을 넓히는 등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대물’은 고현정의 스타성의 배가를 보여준 작품이었다.
[제작진 교체와 정치소재에 대한 논란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대물'을 일관된 연기 페이스를 유지하며 수목 드라마 1위를 이끈 고현정. 사진=마이데일리 사진DB]
배국남 대중문화전문 기자 knba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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