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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 "누가 왜 죽이라고 시켰을까?"'
[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하정우, 김윤석 주연의 ‘황해’(감독 나홍진)가 초반 흥행 성적이 심상치 않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 전산망 집계결과 ‘황해’는 개봉일인 지난 22일 12만명에 이어 2일 차인 23일에도 11만 4744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개봉 이후 황해는 2일 동안 24만1680명의 관객을 동원해 이 기간 흥행 선두를 굳게 지켰다.
특히 ‘황해’는 2위인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1부’와는 2배 가까운 압도적인 스코어 차를 보이며 선두를 지키고 있다.
‘황해’의 이 같은 흥행 추이는 극장가 대목으로 불리는 성탄절 앞 뒤로 수 많은 영화가 개봉한 상황에 거둔 성적이라 의미가 크다.
한 주 앞서 개봉한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1부’ 같은 전통적인 인기작 뿐만 아니라 ‘쩨쩨한 로맨스’, ‘김종욱 찾기’라는 연인을 노린 로맨스 코미디에 같은 날 개봉한 ‘헬로우 고스트’라는 온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영화까지 ‘황해’의 적수는 만만치 않았다.
또, 내부의 적도 존재했다. 먼저 개봉관 숫자로 ‘황해’는 현재 610여개의 스크린에서 상영되고 있다. 앞서 흥행에 성공했던 ‘부당거래’가 750개 관에서 개봉한 것과 비교한다면 140개 차이를 나는 것이다.
미성년자 관람불가라는 연령 제한이 앞서 개봉했던 ‘아저씨’, ‘부당거래’, ‘방자전’ 등의 성공으로 의미가 없다고 하지만 12세, 혹은 15세가 관람 가능한 성탄절 개봉영화와 비교해 악재는 악재다. 러닝타임 또한 2시간 30분이 넘어 2시간 내외인 다른 영화에 비해 상영회차에서 열세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일부에서는 ‘다소 잔인하다’, ‘주제가 너무 무겁다’ 는 비평 또한 나오고 있지만 집나간 아내를 찾고 빚에 찌들어 돈 벌기 위해 황해를 건널 수 밖에 없던 조선족 구남(하정우 분)과 돈이 인생의 전부인 개장수 면가(김윤석 분)의 이야기를 진득하게 풀어냈다.
‘왜 구남은 그렇게 됐고, 왜 면가는 그래야만 했나?’는 주된 이야기 플롯 속에 ‘누가 왜 살인을 시켰나?’하는 끝끝내의 의문까지 집어넣는 치밀한 나 감독의 연출과 국내에서 볼 수 없었던 대규모 카 체이싱과 서울과 부산항, 경기도 산간을 종횡무진 뛰어다니는 구남의 역경은 ‘황해’를 보는 관객들을 때로는 숨막히게, 때로는 숙연하게 만든다.
2010년 극장가는 스릴러와 남성 영화가 대세라 할 만큼 무거운 작품이 가득했다. 관객들은 그런 무거운 영화에 염증을 느껴가고 있었고, 그에 부응해 나온 것이 ‘쩨쩨한 로맨스’ 등의 흥행 성공이다.
하지만 ‘추격자’ 3인방은 전작 보다 더 무거운 ‘황해’를 들고 다시 돌아와 관객들을 사로 잡고 있다. ‘황해’는 관객의 기다림 말고는 믿을 만한 패가 없었다. 개봉관과 장르 모두 장점이 없는 소위 말해 ‘포와 차를 뺀 장기’ 임에도 불구하고 강한 인상을 심으면서 기대 이상의 초반 흥행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 = '황해']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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