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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선애 기자]“처음엔 관객이 너무 무서웠어요. 제가 연기할 때 비웃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됐죠. 팔짱 딱 끼고 ‘그래 어디 한 번 재롱 좀 부려봐’ 하는 눈빛의 관객도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마음이 좀 편해졌어요. 회가 거듭될수록 현장 애드립도 늘고 관객과 소통하는 법을 조금씩 배워가고 있어요. 솔직히 아직도 관객이 좀 무섭긴 하지만 이젠 좀 여유로워진 것 같아요.”
SS501 멤버 김형준(23). 지난 5년간 아이돌 그룹의 한 멤버로 무대에 서온 그가 그룹명이 아닌 ‘뮤지컬 배우 김형준’이란 이름으로 돌아왔다.
전 소속사와 계약만료 후 SS501 멤버들은 각자 다른 회사로 뿔뿔이 흩어졌고 김형준은 배우 강지환이 소속된 에스플러스 엔터테인먼트에 새 둥지를 틀었다. 새로운 환경, 새로운 사람들 사이에서 그가 선택한 첫 행보는 의외로 ‘뮤지컬’이었다.
김형준은 지난 달 24일부터 서울 삼성동 백암아트홀에서 공연중인 창작뮤지컬 ‘카페인’에 남자주인공으로 출연하고 있다. 연기도 처음, 뮤지컬도 처음인 김형준은 첫 작품부터 남녀 두 명이 극 전체를 이끌고 심지어 남자주인공은 1인 2역을 해야만 하는 로맨틱 코미디 뮤지컬 ‘카페인’으로 혹독한 연기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작품이 어려워서 일부러 고른 거에요. 사람 많이 나오는 큰 규모의 뮤지컬이면 편하게 생각하고 제가 그 안에 묻혀가려고 할 거 같아서요. 매도 먼저 맞는 게 나은 것처럼 어려운 걸로 시작하면 힘들어도 도움이 많이 될 거라 생각했죠. 이젠 나중에 뭘 하던 ‘나 이런 것도 했는데’ 하면서 자신감이 생길 것 같아요.”
“해보니 많이 어려웠어요. 연습할 때 너무 힘들어서 도중에 ‘그만둬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한 적도 있어요.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근데 지금은 재미있어요. 처음엔 되게 힘들었는데 하다보니 노하우가 쌓이고 적응되니까 편해졌어요. 스스로 ‘어렵지 않다. 쉽다’고 강하게 주문을 걸었죠. 그런 긍정적인 생각 때문에 더 잘할 수 있게 된 거 같아요.”
김형준이 자신에게 준 연기력 점수는 60~70점 정도.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처음 치고는 생각보다 괜찮은 것 같다는 자평이다. 물론 가수로 무대 위에서 하던 제스처가 튀어나온다거나 손의 위치가 부자연스럽다는 등 아직 어설픈 점이 있다. 그런 점은 하나씩 고쳐나가면서 점점 ‘뮤지컬 배우’라는 타이틀에 어울리도록 김형준은 그렇게 스스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노래를 괜찮게 한다’는 것은 그가 뮤지컬 배우로서 성장할 수 있는 가장 큰 자산이다. 음악감독이 “앞으로 좋은 뮤지컬 배우가 될 거 같다”고 칭찬했다는 그의 음악적 역량은 가수로서 또한 뮤지컬 배우로서 밝은 미래를 상상할 수 있게 한다. 눈물을 왈칵 쏟아낼 정도로 온 마음을 다해 임한다는 것 또한 김형준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게 하는 부분이다.
“첫 공연 끝나고 울어버렸어요. 무대에 올라갈 수 있을 지 걱정 많이 했는데, 실수 하나 없이 끝내니 저 자신이 기특하게 느껴지고 지난 2달 반 동안 연습한 게 헛되지 않았구나 하는 마음에 눈물이 났죠. 그동안 힘들었던 연습과정이 다 주마등처럼 눈 앞에 지나가더라고요. 너무 감격스러웠죠.”
“2011년은 더 바빠질 거 같아요. 지금 하고 있는 뮤지컬을 1월 말까지 하고, 2월쯤엔 첫 솔로앨범을 발매할 예정이에요. 가수로, 연기자로, 라디오 DJ로 여러가지 모습으로 계속 찾아 뵐 거에요. 하고 싶은 게 많은 만큼 모두 제대로 보여드릴 테니 기대해 주세요.”
[사진=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강선애 기자 sak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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