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종합
'인사 못한다고 2시간 때리고, 발 마사지도 시켜…스트레스로 백혈병死'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선임병들의 상습적인 구타와 가혹행위에 시달리던 한 의무경찰이 이에 따른 스트레스로 급성 백혈병에 걸려 결국 숨졌다는 한 어머니의 글이 인터넷에 올라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12월 31일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아이디 '아지'란 한 의경 어머니가 올린 '아들이 군대에서 너무도 억울하게 운명했습니다'란 글이 네티즌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이 글에 따르면 '아지'의 자녀 박모(22)군은 지난 2009년 5월 7일부터 모 지방경창철 기동중대에 배치돼 의무 경찰 생활을 시작했다.
'아지'는 아들 박 군의 말을 빌려 의경 생활을 전했는데 그 내용이 충격적이라 네티즌들을 분노하게 했다. '아지'에 따르면 한 선임병은 박 군이 기동대에 오자마자 아무 것도 가르쳐주지 않은 채 인사를 해보라며 지시했고, 잘 하지 못하자 2시간 가량 때렸다고 한다. 또 한 선임은 박 군을 의경 버스에 태워 아무 이유 없이 35분 동안 발로 밟았다고 주장했다.
어느 날은 보일러실로 박 군을 불러 몇 시간을 구타한 뒤 그곳에 가두고 하루 종일 꼼짝 못하게 한 적도 있다고 '아지'는 알렸다. 또 박 군에게 하루 종일 물 한 모금도 못 마시게 한 날도 있으며 한 선임병은 경찰 방패로 박 군의 이마를 내리쳤다고 덧붙엿다. 또 다른 선임병은 박 군에게 자신의 발을 마사지하도록 시켰다고 '아지'는 주장했다.
'아지'는 구타와 가혹행위에 시달리던 박 군이 2009년 12월 휴가를 나왔을 때 건강이 심각히 나빠 보여 즉시 응급실로 데려갔고, 검진 결과 급성혈액암 판정을 받았다고 전했다. 박 군은 병을 이기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힘겨운 투병생활 끝에 지난해 6월 30일 세상을 떠났다고 '아지'는 밝혔다.
특히 '아지'는 입대 전 신체검사에서 1급 판정을 받은 박 군이 의경 생활을 시작한지 몇 개월 지나지 않아 백혈병에 걸린 사실을 이해할 수 없다며, 박 군의 담당의사가 "갑자기 생긴 스트레스가 이 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아직도 저런 곳이 있다니 믿을 수 없다", "때리는 놈들은 그 고통을 알지 못한다", "대한민국이 정말 후퇴하고 있구나", "군대 폭행은 근절되지 않는다"라며 철저한 조사와 처벌을 요구했다.
또 박 군의 미니홈피에는 많은 네티즌들이 찾아와 박 군의 억울한 죽음을 달래고 있으며 박 군이 생전 남긴 글이 알려져 네티즌들은 더욱 분개했다.
박 군은 세상을 떠나기 직전인 지난해 6월 9일 미니홈피 다이어리에 "사람이 잘못을 하면 우선 반성을 하고 뉘우쳐야 하는거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자기를 감싸기만 하면 개다"라며 "그걸 넘어 아무것도 깨닫지 못하고 같은 삶을 산다면 그건 쓰레기다. 난 반드시 나을 것이다. 두고 봐라"는 울분의 글을 남긴 바 있다.
한편, 이와 관련해 충남경찰청은 3일 특별 진상조사반을 구성해 해당 경찰서 의경들을 상대로 현장 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법에 따라 엄격히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사진 = 숨진 박 군의 미니홈피 다이어리 글]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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