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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맹, "책임 없다" 회피…'농구 인기 추락하는데, 뭐 하는 짓'
[마이데일리 = 한상숙 기자] '별들의 잔치'인 올스타전이 뭇매를 맞고 있다. 한국농구연맹(KBL)과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의 올스타전 일정이 오는 30일로 겹쳤기 때문이다. 남자는 잠실, 여자는 용인서 열린다. 아무리 열정적인 팬이라도 1시간 사이에 서울과 용인을 오갈 수는 없다. 결국 둘 중 한 경기는 포기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KBL 올스타전은 29일(오후 3시)과 30일(오후 2시) 양일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WKBL 올스타전은 30일 오후 1시 용인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다. 프로농구 출범 이래 남자농구와 여자농구의 올스타전 일정이 겹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올스타전을 비롯해 모든 경기 일정은 시즌 전 이미 날짜가 정해진다. 남자농구와 여자농구 모두 2010-2011 대회운영요강을 통해 1월 30일을 올스타전 개최일로 명기하고 있다.
KBL과 WKBL 모두 이같은 사실을 이유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KBL 관계자는 "이미 대회운영요강에 명시된 내용이다. 올스타전 날짜는 시즌 전부터 정해져 있었던 것이기 때문에 이제 와 여자농구 올스타전과 날짜가 겹친다는 이유로 변경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WKBL은 지난 시즌 12월 25일에 올스타전을 개최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아시안게임 브레이크로 인해 한 달 가량 일정을 미뤘다. 이에 따른 WKBL 측 입장 역시 다르지 않았다. 연맹 관계자는 "아시안게임 때문에 일정이 변동됐다. 나중에 날짜가 같다는 사실을 알고 변경 여부를 논의하기도 했지만 농구장 대관 등의 이유로 결국 무산됐다"고 전했다.
올스타전 날짜가 겹쳤다는 사실 조차 최근에 인지한 두 연맹의 무능한 행정 처리능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남자대표팀은 NBA 명예의 전당에 오른 레니 윌킨스를 고문으로 영입하고, 두 차례 미국 전지훈련을 다녀오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한국 농구의 위상을 높이고, 침체된 프로농구의 인기를 되살리자는 취지에서였다. 하지만 올스타전을 앞두고 기본적인 커뮤니케이션 조차 이뤄지지 않은 두 연맹의 행정 처리는 그간의 노력조차 허사로 만들고 말았다.
프로농구 올스타전 일정은 확정된 상태다. 바뀔 가능성도 '제로'에 가깝다.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농구팬들이 떠안았다. 점점 추락하는 프로농구의 인기에 가장 성대한 잔치인 올스타전마저 악재로 작용하게 됐다.
[올스타 팬투표 1위를 차지한 모비스 양동근. 사진 = KBL 제공]
한상숙 기자 sk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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