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 심형래 감독은 2007년 ‘디워’ 부터 신작 ‘라스트 갓파더’까지 논란을 몰고 다닌다.
‘디워’ 당시 “할리우드 수준의 CG”, “한국 감독의 영화에 외국 배우들을 캐스팅”이라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온 심형래 감독은 당시 개봉 이후, ‘애국심 마케팅’이라는 혹평을 들으며, 성공적인 개봉 성적에도 불구하고 평론가의 비난의 화살을 받아야만 했다.
이 같은 양상은 조금 다른 방향으로 2010년과 2011년에 걸쳐서 재현되고 있다. 국내 자본을 들여 할리우드의 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 제작을 진행하고, 하비 케이틀 이라는 거물 배우를 섭외하는 등, ‘라스트 갓파더’는 ‘디워’에 못지 않은 대자본을 투입한 작품이다. 정확한 제작비 액수는 알수 없지만 일각에서는 180억원에 달하는 거액이 들어간 작품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개봉 초반 ‘라스트 갓파더’는 심형래 감독의 낮은 자세(?) 덕분인지‘디워’ 같은 혹평은 나오지 안았다. 아니 평론가들이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논란 없이 첫 주 130만 관객을 돌파 하는 등, 흥행을 기록할 줄 알았던 ‘라스트 갓파더’는 문화평론가 진중권씨가 전작 ‘디워’를 예로 들며 심형래 감독의 작품에 대한‘불량 식품’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관심이 촉발됐다.
또 진 씨는 트위터를 통해 "'라스트 갓파더'에 140억 원의 공적 자금이 들어갔는데 그 돈이면 다른 영화 몇 편을 지원할 수 있다"는 글을 올리면서 대규모 국고지원이 들어갔다고 했다.
이에 대해서 '라스트 갓파더'의 투자·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는 "공적 자금은 한국콘텐츠진흥원으로부터 받은 12억 원이 전부"라고 사실무근임을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대목을 보면 ‘디워’ 당시 심 감독이 비 연출자 출신인 자신의 경력을 예로 들며 ‘충무로의 아웃사이더’라는 표현이 맞는 것 일까는 의구심이 든다.
배급사 측이 140억 논란의 불을 끄기 위해 말한 ‘12억’ 이라는 것은 일반 한국 영화, 특히 중소규모 제작사에서 이 같은 비용을 정부로부터 투자 받기 위해서는 각종 사업 계획서 및 제반 서류를 충족시켜야 하는 천문학적인 비용이다.
한 영화사 관계자는 “심형래 감독의 논란을 보면서 12억원이 작은 돈 처럼 비춰지는데, 영화 전체를 보면, 작은 금액은 분명 아니며, 그 같은 금액을 투자 받는 제작사도 드물다”고 실태를 전했다.
‘라스트 갓파더’ 개봉 전 심 감독은 일반 영화 감독들이 거치는 언론 인터뷰를 제외하고, 수 많은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해 홍보를 주도 했다.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을 시작으로, MBC ‘황금어장-라디오 스타’ 등 ‘영구’로 돌아온 심 감독을 잡기 위한 노력은 지속적으로 이어졌고, 심 감독 또한 적극적으로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의 영화를 홍보했다.
이 같은 노력은 극장가 성적으로 반영됐다. 일반적으로 개봉 첫 주 스코어는 감독, 배우, 그리고 홍보와 직결된다는게 영화계의 속설이다. ‘라스트 갓파더’는 마케팅의 성공으로 첫 주 130만 관객이라는 기대이상의 개봉성적을 올렸고, 2주 차에도 지속적인 관객을 모으면서 200만 관객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라스트 갓파더’는 평단의 호평을 받지는 못하는 영화다. 심 감독 또한 인터뷰에서 “평론가들을 위해 영화를 만들지는 않는다”고 분명히 선을 그은 상황이다. 평론가들의 호평이 흥행 성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심 감독의 영화는 평론가들의 잣대와는 달리 일반 대중에게 어필하는 무엇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실제 이번 진중권 평론가 논쟁에서도 ‘라스트 갓파더’를 혹평하는 대중이 있던 반면, 진 평론가가말한 것 처럼 ‘심빠’를 자청해서 ‘라스트 갓파더’를 옹호한 대중 또한 존재했다.
‘디워’ 당시 ‘충무로의 아웃사이더’라 말하던 심 감독은 신작 ‘라스트 갓파더’에서는 분명 이전과 다른 위치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는 대한민국 충무로 영화판의 그 어떤 감독도 제작자도 넘볼 수 없는 막강한 홍보력과 상업적 흥행력, 그리고 투자자들의 선택까지 받을 수 있음을 입증했다. 그가 대중에게 동정표를 얻기 위해서 말했던 ‘출신’ 논란은 더 이상 발목을 잡지 못하게 된 것이다.
만약 심형래 감독이 ‘라스트 갓파더’ 이후 다시 ‘충무로의 아웃사이더’라는 말을 한다면, 그의 발언은 소위 말해 ‘앓는 소리’에 그칠 것이다. 이제 심형래 감독도 충무로의 강자답게 작품의 대중성과 완성도로 승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사진 = 위로부터 심형래 감독, 디워, 라스트 갓파더]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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