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강우석 감독의 신작 영화 ‘글러브’의 주인공은 정재영도, 유선도 아닌 올해 청각 장애인 야구부 투수 차명재 역을 맡은 장기범이었다.
1990년생으로 올해 21세의 이 배우는 지난 2005년 영화 ‘6월의 일기’로 데뷔해 드라마 ‘비밀의 교정’과 ‘내 남자의 여자’ 등을 통해 활동했지만 크게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장기범은 결국 기회를 잡았다. 영화 ‘글러브’에서 차명재 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심어 준 것. 이 영화에서 장기범이 맡은 차명재는 중학교까지 최고의 투수였지만 후천성 청각장애를 앓으면서 청각장애인들의 학교인 충주성심학교로 진학하게 된다.
갑자기 찾아온 장애에 마음의 문을 닫고 야구까지 손에서 놓은 그는 극 초반부터 시선을 사로 잡는다. 귀가 들리지 않아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타인의 입모양을 읽고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그는 ‘어버버버’ 하는 식의 발음까지 청각 장애인들의 그것을 그대로 따라했다.
장기범 또한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영화 촬영 전 성심학교를 찾아 학생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그 과정에서 그들의 행동과 수화를 통해 말하는 방식 등을 배울 수 있었죠”라고 완벽하게 차명재로 변신하기 위한 노력을 설명했다.
영화 ‘글러브’는 강우석 감독과의 만남 외에도 장기범에게는 큰 의미를 가진 영화다. 바로 지난해 7월로 예정돼 있던 군입대를 미룬 것이다.
장기범은 “병무청에서 시험을 조교 지원을 했었어요. 신체검사를 받고 합격 통지를 받았죠. 그러고 2010년 7월에 입대할 예정이었는데, ‘글러브’ 오디션을 보고 합격을 했어요”라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이어 그는 “군입대 전 배우 장기범으로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던 것 같아요. 영화 촬영이 끝난지금도 입대를 미룬 것에 대한 후회는 없습니다”라고 ‘글러브’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군입대 까지 미룬 장기범의 연기에 대한 열정은 ‘글러브’에서 여실히 빛났다. 극의 시작부터 끝까지 ‘글러브’는 충주성심학교 야구부, 그 중 야구 경기의 시작과 끝을 책임지는 투수 역할이었고 그가 연기한 차명재는 10명의 선수 중 유달리 빛이 났다.
장기범이 일생 일대의 기회로 군입대 까지 미루고 선택한 영화 ‘글러브’는 20일 전국 극장에 개봉된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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