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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남안우 기자] 자기 밥그릇 싸움에 ‘신뢰’마저 무너졌다. 걸그룹 카라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해결될 수 있을 것만 같았던 사태가 법적 분쟁으로까지 번질 조짐이다.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카라 사태를 지켜본 입장에서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본다’라는 옛 속담이 떠오른다.
데뷔 4년차인 카라는 지난해 한류스타로 뜨며 이제 막 빛을 보기 시작한 걸그룹이다. 연습생 시절까지 포함해 5년 이상 ‘성공’을 위해 쉼없이 달려왔다. 최근에는 소녀시대와 함께 일본 내 ‘신 한류’ 열풍의 주역으로 젊은 한류를 이끌었다. 문화를 전파하는 촉매제이자 한류를 통한 국위 선양까지 해오던 카라가 추진력을 잃고 표류하고 있다. 이번 사태가 더욱 안타깝게 느껴지는 이유다.
하지만 원인은 카라와 소속사인 DSP미디어가 제공했다. 카라 3인(한승연 정니콜 강지영)은 지난 19일 DSP미디어에 전속계약 해지를 하겠다며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사전 협의나 대화는 없었다. 소속사는 뒤통수를 맞은 듯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멤버인 박규리조차 몰랐을 정도로 사전 움직임에 둔감했다.
이런 사이 사건의 불똥이 밖으로 튀었다. 가요계 단체인 젊은제작자연대(이하 젊제연)와 한국연예제작자협회(이하 연제협)가 이번 사태를 두고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갈등이 밖으로도 번졌다.
여기에 연제협이 카라 3인 측의 배후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카라가 해체될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배후세력으로 지목된 H플러스 조현길 대표가 “후견인으로서 이번 사태에서 빠지겠다”고 선언해 일단락 됐지만 팬들의 상실감은 컸다.
전속계약 해지 분쟁 9일째로 어제 27일 밤 양측이 만나 일부 스케줄에 5인 체제로 간다고 했다. 하지만 서로 깊은 상처를 입은 만큼 아직 봉합해야 할 게 많다. 연제협과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에서 공식 입장을 발표했듯 만나서 원만한 타결점을 찾아야 한다.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그래야 팬들도 예전처럼 카라를 진심으로 응원할 수 있다. 반쪽짜리 카라를 누가 원하겠는가. 찢어져서 더 잘 되는 것, 본적이 있나.
타협점은 서로간의 신뢰 회복과 수용의 자세에서 출발한다. 카라 3인 측이 요구하고 있는 정산 문제와 매니지먼트 교체 등의 사안을 소속사 측은 최대한 수용하고 존중해야 한다. 이번 사태의 단초를 제공한 만큼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카라 3인 또한 본인들의 요구를 계속해서 밀어붙일 것이 아니라 한 발 뒤로 물러서는 양보의 미덕을 발휘해야 한다. 팽팽한 기싸움을 팬들은 결코 바라지 않는다.
서로간의 주장만 되풀이해 온 사이 무의미한 시간을 흘러 보냈다. 이들에게 시간은 많지 않다. 무엇보다 중요한 일본 TV도쿄 드라마 ‘우라카라’ 촬영을 진행해야 한다. ‘우라카라’의 방송이 중단될 경우 그동안 쌓아온 카라의 일본 내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동방신기 사태처럼 번진다면 ‘신 한류’에도 분명 악영향을 끼친다.
“K-POP 그룹들은 도대체 왜 그럴까”라는 비판적인 인식이 일본 내에서 확산되면 한류 전체에 신뢰감을 떨어뜨린다. 뭉치면 카라는 더 멀리 뛸 수 있다.
[소속사와 전속계약 해지 분쟁 중인 걸그룹 카라. 사진 = DSP미디어 제공]
남안우 기자 na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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