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객원기자] 아마추어 야구 선수들에게 프로야구는 '꿈의 무대'다. 많은 이들이 간절히 바라지만 이 무대를 밟을 수 있는 선수는 극소수다. 드래프트 대상 선수 중 프로팀 유니폼을 입는 비율은 10%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1군 엔트리에 드는 것은 이보다 더 힘들다. 그리고 주축 선수로 발돋움하는 것은 몇몇 선수에 한정된다. 실력과 운이 함께 따라야 '스타 선수'가 될 수 있다.
물론 예외도 있다. 이른바 '대어급 신인'들은 데뷔 초기 많은 기대를 받음과 동시에 다른 선수들에 비해 많은 기회가 주어진다. 하지만 그 기회를 살리는 것은 철저히 본인 몫이다.
한 시즌에 10승을 올리는 투수는 리그에서 많아야 20명 내외다. 각 구단으로 본다면 많아도 3명을 넘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신인 투수가, 그것도 아직 만 10대인 고졸 신인이 10승에 오른다는 것은 그야말로 '놀라운 일'이다.
30년 프로야구 역사에서 순수 고졸 신인이 10승을 올린 경우는 13차례 뿐이었다. 대부분의 선수가 대학교를 거친 1980년대에는 한 명도 없었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곧바로 10승 반열에 오른 투수는 1991년 김태형(당시 롯데)이 처음. 그는 11승 7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3.26을 기록했다. 그 해 김상진(당시 OB)도 1군 데뷔 첫 해 10승 고지에 올랐지만 1990년 2군에서 활동했기에 '순수' 고졸신인 10승은 김태형이 최초다.
부산고를 졸업하고 1992년 롯데에 입단한 염종석은 데뷔 첫 해 17승 9패 평균자책점 2.33을 기록하며 소속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공헌했다. 대전고 졸업 후 빙그레에 입단한 정민철 역시 14승 4패 평균자책점 2.48로 맹활약했다. 여기에 원주고를 졸업하고 태평양에 입단한 안병원도 10승 8패 평균자책점 4.26으로 10승 투수가 되며 1992년은 '고졸 신인 투수'의 해가 됐다.
이후 1993년 이대진(당시 해태), 1994년 주형광(당시 롯데)이 10승을 기록하며 명맥을 이어갔다. 1995년부터 1997년까지 끊긴 고졸 신인 10승은 1998년 들어 인천고 졸업 후 현대에 입단한 김수경이 12승 4패 평균자책점 2.76을 기록하며 부활했다.
2000년 SK에 입단한 이승호는 소속팀 마운드를 혼자 이끌다시피 하며 10승 12패 9세이브 평균자책점 4.51을 기록, 신인왕을 수상했다. 비록 신인왕 수상은 실패했지만 조규수(당시 한화) 역시 10승(12패)을 올렸다.
계약금 7억원을 받고 KIA에 입단한 김진우는 2002년 12승 11패 평균자책점 4.07을 기록했으며 2004년 오재영(당시 현대)은 깜짝 활약을 선보이며 10승은 물론이고 신인왕까지 탔다. 2006년에는 류현진(한화)과 한기주(KIA)가 나란히 고졸신인으로서 10승 투수 반열에 올랐다.
2006년 이후 끊긴 고졸 신인 10승 명맥이 올시즌에는 이어질 수 있을까. 그 중심에는 '류현진 후계자' 유창식이 있다. 계약금 7억원을 받고 한화에 입단한 유창식은 지난 2년간 최하위에 머문 한화에 활력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그가 받은 7억원은 한기주가 받은 10억원에 이어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금액일만큼 거액이다. 유창식이 기대에 부응한다면 한화는 '막강 좌완 듀오'를 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프로야구 고졸 신인 10승
1991년 김태형(롯데) 11승 7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3.26
1992년 염종석(롯데) 17승 9패 6세이브 평균자책점 2.33
1992년 정민철(빙그레) 14승 4패 7세이브 평균자책점 2.48
1992년 안병원(태평양) 10승 8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4.26
1993년 이대진(해태) 10승 5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3.11
1994년 주형광(롯데) 11승 5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04
1998년 김수경(현대) 12승 4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2.76
2000년 이승호(SK) 10승 12패 9세이브 평균자책점 4.51
2000년 조규수(한화) 10승 12패 평균자책점 5.05
2002년 김진우(KIA) 12승 11패 평균자책점 4.07
2004년 오재영(현대) 10승 9패 평균자책점 3.99
2006년 류현진(한화) 18승 6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23
2006년 한기주(KIA) 10승 1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26
[한화 류현진(왼쪽)과 유창식.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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