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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지훈 기자]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가 잇따라 항전을 선언하면서 리비아 사태가 자칫 베트남전 같은 '장기전'으로 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카다피는 2일(한국시각) 장장 3시간동안 진행된 대국민연설에서 미국이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군이 리비아 사태에 군사적으로 개입할 경우 "리비아는 또 다른 베트남이 될 것"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외신에 따르면 카다피는 리비아인 200만-300만명에게 무기를 지급했다"며 '제2의 베트남전' 가능성을 주장했다. 카다피의 발언은 과거 베트남전이 14년 동안이나 계속됐고, 미군이 북베트남의 게릴라전에 속수무책이었던 점 등을 강조해 위협하는 것으로 보인다.
1960년대 베트남전 당시 미군은 후방교란을 위한 북베트남의 게릴라전에 직접 들어가지 못해 라오스 출신 몽족들을 투입해야 했고 이 전쟁에서 패배했다. 미군 전사자는 5만 2000여명에 달했다. 당시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은 공산주의 확대를 저지해야 한다며 베트남전에 군사적으로 개입했지만, 라오스와 캄보디아까지 공산주의가 확대되는 역효과가 나타났다.
이번 리비아 사태는 14년 동안 남베트남과 북베트남이 서로 피를 흘려야 했던 베트남 전쟁뿐 아니라 23년간의 내전으로 사실상 무정부 상태로 전락한 소말리아까지 최악의 시나리오들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반정부 시위대가 유엔에 친 카다피 세력들에 대한 공습을 요청한 것은 1990년대 발칸반도의 화약고 코소보에서 벌어졌던 유혈참극을 떠오르게 한다는 분석이다.
[무아마르 카다피. 사진 = CNN 뉴스 캡처]
강지훈 기자 jho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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