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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의 스타★필]
조승우는 3시간에 1,800만원을 번다.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회당 개런티다. 군 제대 복귀작이자 최고가 개런티로 화제가 되었던 이 작품은 원래 3월말까지 공연 예정이었으나 5월까지 공연이 연장되었다.
지난 10월말 인터넷 예매처를 통해 1차 티켓 판매가 시작됐는데, 15분 만에 조승우가 무대에 서는 공연 모두가 매진되는 ‘조승우 효과’가 강림했다. 그리고 마침내 ‘조지킬’이 무대로 서자 ‘역시 조승우!’, ‘명불허전’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전회 매진, 기립 박수의 신화를 이어오고 있다.
서울경찰청홍보단 호루라기연극단에서 군 복무를 했던 조승우는 제대를 앞두고 수많은 시나리오와 공연 캐스팅 제의에 시달려야(?) 했다. 한 공연기획사는 상상을 초월한 거액의 개런티를 제시했다는 후문도 들린다. 그러나 자신의 출세작이자 대표작으로 길이 남을 ‘지킬앤하이드’를 선택했다. 호루라기연극단에서 같이 복무중인 뮤지컬배우 한지상과 윤영석, 양준모에 틈틈이 노래 레슨을 받았다는 조승우는 더 안정된 발성과 가창력, 선인과 악인을 오가는 유연한 다층적 연기력으로 호평 받고 있다. 감정의 과잉 없이 절제된 내면연기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
뮤지컬계 최고 스타로 이름 자체가 브랜드가 된 조승우의 시작은 1999년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이었다. 초짜답지 않은 여유로움과 특유의 단정함으로 837명의 경쟁자를 물리친 조승우는 이 영화가 2000년 칸 영화제 본선에 진출하자, 데뷔 이듬해 레드카펫을 밟는 행운을 누렸고, 2004년 임감독과 다시 호흡을 맞춘 ‘하류인생’ 또한 베니스영화제 공식경쟁부문에 초청되는 영광을 누렸다.
그러나 흥행에 연연하지 않은 작품을 고르는 혜안만큼은 인정해줄 만하다. 자신에게 꼭 맞는 역할, 자신만의 색을 담을 수 있는 배역을 선택하는 조승우의 진가는 2008년 ‘고고70’에서 드러난다. 1907년대 저항정신이 투철한 피 끓는 록밴드 1세대 리더를 맡은 조승우는 실제 기타를 배워 연주하고 직접 노래하며 조승우의, 조승우의 의한, 조승우를 위한 음악 영화를 완성해낸다. 화려한 마케팅이나 규모에 의지하는 블로버스터 영화가 아니더라도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배역을 찾아내는 탁월한 작품 선택이야 말로 조승우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이다.
널따란 무대와 스크린을 가득 채우는 배우의 아우라는 타고 태어났고, 또한 만들어졌다. 작품을 위해 철저한 준비를 하기로 유명한 그는 ‘말아톤’을 위해 하루 7, 8km씩 뛰고, ‘타짜’를 위해 실제 사기 도박꾼 출신에게 특강을 받으며 24시간 화투짝을 손에 놓지 않았던 노력이 있었다. 이번 복귀작 ‘지킬앤하이드’ 역시도 3시간 가까운 러닝 타임을 이끌며 모든 것을 쏟아내기 위해 제대 전부터 운동하며 철저하게 준비했다.
이런 조승우가 최근 배우 출신 감독 구혜선의 두 번째 영화 ‘복숭아나무’에 출연한다. 여러 대작 영화들의 러브콜을 받았던 조승우가 메이저 제작사나 스타 감독을 제치고 신인 감독의 저예산 영화를 선택한 것을 보면 역시 그다운 선택이 아닌가 싶다. 항상 기대 이상을 보여주는 조승우가 이번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다려진다.
[사진 =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영화 '타짜' 포스터]
함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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