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동현 객원기자] 대구 오리온스로 인해 전자랜드는 웃었고 KCC는 울었다.
오리온스는 지난 시즌에도, 그리고 이번 시즌에도 순위표 맨 아래 자리하고 있다. 올시즌 오리온스는 '약팀의 전형적인 모습'인 경기 후반 역전패를 여러 차례 기록했다. 다잡은듯한 승리는 번번이 상대팀 몫이 됐고 코칭스태프와 팬들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갔다.
이러한 오리온스가 모처럼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4강 직행을 노리는 전주 KCC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것. 오리온스는 9일 열린 경기에서 KCC를 87-83으로 승리했다. 시즌 두 번째 2연승.
이날 오리온스는 KCC를 상대로 줄곧 우세를 지켰다. 김태우, 허일영, 아말 맥카스킬까지 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펼치며 한 때 17점까지 앞섰다.
3쿼터 막판부터 흐름이 조금씩 바뀌었다. 결국 4쿼터 46초를 남기고 2점차까지 쫓기는 신세가 됐다. 오리온스의 '4쿼터 악몽'이 다시 고개를 드는듯 했다. 하지만 오리온스는 끝까지 리드를 뺏기지 않았고 결국 승리를 챙겼다. 특히 2군에서 주로 뛰던 김태우(19점 6리바운드 4어시스트)의 활약이 돋보였다.
승리팀 오리온스에게는 순위와 상관없는 '짜릿한 승리'였지만 패한 KCC에게는 순위 싸움과 직결된 너무나 뼈아픈 패배였다. 4연승을 기록하며 2위 전자랜드를 바짝 뒤쫓던 3위 KCC는 이날 패배로 사실상 2위가 힘들어졌다.
이날 전까지 KCC는 전자랜드와 2.5경기였다. 이날 경기를 제외하면 KCC는 3경기, 전자랜드는 5경기를 남겨놓은 상황. 이날 경기를 KCC가 승리한다고 가정했을 때 쉽지는 않지만 4강 직행을 포기할 상황은 결코 아니었다.
하지만 KCC는 오리온스에 발목이 잡혔고 전자랜드와의 승차가 3경기로 벌어졌다. KCC는 전자랜드와의 상대 전적까지 뒤져있어 더 불리하다. 승수가 동률일 경우에도 전자랜드에게 2위를 내준다. 전자랜드가 남은 5경기에서 1승만 추가하면 4강 직행티켓을 따내게 된다.
공교롭게도 오리온스는 KCC와 2위 경쟁을 펼치는 전자랜드를 가장 괴롭힌 팀 중 하나였다. 하지만 매번 승리는 전자랜드 몫이었다. 오리온스는 전자랜드를 상대로 19점까지 앞서는 경기를 2번이나 펼쳤지만 결과는 모두 믿기지 않는 역전패였다. 유일한 1승까지 포함하면 5차례 맞대결 중 3경기를 우세 속에 치렀지만 상대전적은 1승 4패였다.
하지만 오리온스는 이날만큼은 악몽을 재현하지 않았다. 결국 전자랜드는 웃었고 KCC는 울게 됐다.
[대구 오리온스 승리 일등공신 김태우(왼쪽). 사진제공=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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