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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선애 기자] 정겨운(27)은 예쁜 이름과 달리 강한 느낌을 선사하는 배우다. 이름만 보면 중성적일 것 같지만, 그를 실제로 만나보면 ‘진짜 남자다’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브라운관에서도 볼 수 있듯 떡 벌어진 어깨와 우람한 체격은 마초적인 느낌을 주고, 반면 왠지 모르게 퉁명스러울 것 같으면서도 순수한 미소로 소년 같은 매력을 지닌 이 남자. 그가 바로 정겨운이다.
그래서 그럴까. 정겨운은 유독 ‘남자다운’ 캐릭터만을 연기해왔다.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싸인’에선 형사 ‘최이한’으로, 그에 앞서 드라마 ‘닥터챔프’에선 유도선수 ‘박지헌’으로 분했다. 차기작으로 예정된 KBS 2TV ‘식모들’에서도 마초적인 캐릭터를 연기할 예정이다.
“원래 성격은 ‘닥터챔프’의 박지헌과 흡사해요. 남자들이 좋아하는 거, 운동, 자동차, SF영화 이런 거 좋아하고, 하고 싶은 말은 해야 직성이 풀리고. 이제 곧 들어갈 ‘식모들’에서도 제가 맡은 역할이 성유리 씨를 식모로 두고 있는 마초적인 캐릭터에요. 이제 그 캐릭터에 빠지기 위해 연구를 시작해야죠.”
‘닥터챔프’의 촬영을 시작한 작년 7월부터 ‘싸인’에 ‘식모들’까지, 정겨운은 1년이 채 안되는 시간동안 드라마 3개의 주인공을 맡았다. 단기간에 모든걸 쏟아내야 하기 때문에 하나만 해도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든 작업이 드라마 중에서도 미니시리즈로 꼽힌다. 그런데 정겨운은 그 미니시리즈를 연달아 3개나 하고 있다.
“잠이 좀 없는 스타일이에요. 여섯시간 정도만 자도 몸이 개운해요. 작년 7월부터 안 쉬고 계속 작품을 하고 있는데, 이젠 버릇이 된 것처럼 촬영장에 안 나가면 이상해요. 그래서 회사에 제가 먼저 괜찮은 대본이 있으면 달라고 계속 얘기했어요. ‘닥터챔프’ 끝나고 작품 없이 쉬는 것보단 뭐라도 하는 게 좋을 것 같았는데, 그 때 딱 ‘싸인’ 대본을 받았어요. 읽어보니 대본도 좋고 역할도 매력적이라 단번에 한다고 했죠. 사실 처음엔 걱정이 많았는데 끝나고 나니 홀가분하고, 많이 배운 거 같아서 좋아요.”
정겨운은 ‘싸인’에서 정의 앞에서는 어떤 막강한 권력도 두려워하지 않는, 그래서 ‘꼴통’으로 보이는 형사 최이한 역을 맡아 열연했다. 수사를 할 땐 앞뒤 안 가리는 카리스마 형사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정우진 검사(엄지원 분) 앞에서는 한없이 귀여워지는 역할로 한 캐릭터 안에서 다양한 매력을 선보였다.
'싸인’은 배우들의 호연이 돋보였던 작품이다. 드라마의 중심을 잡았던 윤지훈 법의관 역의 박신양을 비롯해 모든 배우들이 맡은 역할을 100% 소화해냈다. 심지어 극중 범인이나 싸이코패스로 출연한 단역들까지도 소름끼치는 연기력으로 시청자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정겨운 역시 ‘싸인’을 통해 배우들의 연기를 배울 수 있었던 것에 큰 의미를 뒀다.
“’싸인’은 제가 많은 걸 경험할 수 있게 한 작품이에요. 박신양이란 대 배우를 만나 연기에 대한 열정을 배울 수 있었고, 엄지원 누나, 아중이랑 캐릭터에 대해 연구하고 서로 얘기를 많이 하면서 더 작품에 몰입할 수 있었어요. ‘싸인’을 보면서 전 범인들에 더 열광했던 거 같아요. 다들 연기도 좋고 사건이 점점 쪼여오는 긴장감을 잘 표현하더라고요. 한가지 아쉬운 건 ‘싸인’ 같은 작품은 오랫동안 준비해서 사전제작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럼 방송사고 없이 진짜 완성도 높고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드라마가 됐을텐데, 그건 좀 아쉬워요.”
정겨운은 ‘여복(女福)’ 많은 남자배우 중 하나로 통한다. 미모가 뛰어난 여배우들만 상대역으로 만나니 자연스럽게 그런 이미지가 붙었다. 그런데 곰곰이 따져보니 정겨운과 그간 호흡을 맞춘 여배우들은 대부분이 누나들이다. 김지수, 박예진, 김소연, 엄지원에 최근 드라마 상대역으로 캐스팅된 성유리까지, 82년생 정겨운보다 누나들이다. ‘천만번 사랑해’에서 부부로 나온 이수경만 동갑일 뿐, 나머지는 전부 누나라는 게 독특하다.
“그러게요. 수경이만 동갑이고 나머진 다 누나네요. 마흔쯤 되야 동생들과 작품 할 수 있으려나요. 하하하. 누나든 동생이든 예쁜 분들이랑 연기하면 저여 좋죠. 근데 더 중요한 건 상대역이 누구든 제가 작품 속에서 얼마나 제 캐릭터를 잘 소화하느냐인 거 같아요. ‘싸인’에선 아직 못 보여드린 게 많아요. 다음 작품에선 더 발전한 모습, 변신하는 모습으로 매력의 극치를 보여드릴 테니 기대 많이 해주세요.”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강선애 기자 sak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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