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함태수 기자] 두산 베어스가 4연승에 성공하며 시범경기를 2위로 마쳤다. 그동안 "시범경기 성적은 중요치 않다"고 몇 번이고 강조한 김 감독이지만, 16일 동안 크고 작은 변화를 보였다. 다음은 김 감독의 말로 본 두산 시범경기의 발자취다.
"올 시즌 4번타자는 김동주"
김 감독은 전지훈련에 돌아와 배팅 연습에 한창인 김동주를 흐뭇하게 바라봤다. 그러더니 이내 "(김)동주가 전지훈련 동안 살을 많이 뺐다. 올해 부상없이 잘 할 것"이라며 굳건한 믿음을 보였다.
슬림해진 김동주는 시범경기 첫 날부터 김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12일 삼성전에 3루수 겸 4번타자로 선발 출장한 그는 1회초 1,3루 찬스서 박한이가 최준석의 얕은 우익수 플라이를 홈으로 송구하자, 1루에서 2루로 내달려 스코어링 포지션에 위치했다. 또 17일 한화전에는 2루타를 친 뒤 상대 야수가 느슨한 플레이를 펼치자 3루까지 내달렸다. 김동주의 3루타는 2008년 5월22일 잠실 한화전 이후 약 3년 만. 이처럼 4번 타자 김동주는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잇따라 선보였다.
타격도 만만치 않았다. 김동주의 시범경기 최종 성적은 28타수 9안타 1홈런 타율 .321로 삼진과 병살타는 한 개도 없었다. 찬스 때마다 불망망이를 휘두르며 6타점을 쓸어 담았다.
"이현승·이혜천·고영민에게 기대하고 있다"
이현승과 이혜천, 고영민은 지난 시즌 나란히 부진했다. 이현승은 어깨 부상에 시달리며 제 공을 뿌리지 못했고 이혜천은 일본 야쿠르트에서 등판 기회를 얻지 못했다. 고영민 또한 마찬가지. 그러나 올 시즌은 달랐다. 전지훈련을 성실히 소화한 세 사람은 확실히 달라졌다.
이는 김 감독도 충분히 알고 있었다. 10년 만에 우승을 노리는 김 감독은 고영민과 이현승을 올 시즌 키플레이어로 지목하기도 했다. "고영민과 이현승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는 김 감독. 이혜천에 대해서는 "투구폼이 간결해졌다. 일본에서 돌아온 뒤 마운드에서 여유가 생긴 것 같다"고 평했다.
"팀에 변화를 주겠다"
잘 나가던 두산에 위기가 찾아왔다. 더스틴 니퍼트와 함께 야심차게 영입했던 베에수엘라 용병 라몬 라미레즈가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김 감독은 넥센전서 1⅓이닝 7피안타 9실점(9자책) 한 그를 곧바로 2군으로 강등시켰다. 직구 최고 속도가 140km가 넘지않는 라미레즈는 자신의 주특기인 서클 체인지업을 살리지 못했고 잇따라 난타 당했다. 평소 "그래도 용병을 믿을 수밖에 없다. 선수 교체없이 한 시즌을 꾸리고 싶다"는 김 감독이지만 이번 만큼은 냉정한 결단을 내렸다. 아울러 시범경기서 부진했던 홍상삼과 안규영도 2군 버스에 올랐다.
"장민익, 조승수 1군 엔트리 가능성 높다"
김 감독의 고민을 해결해 준 건 다름아닌 젊은 투수들이었다. 207cm 장민익과 3년차 조승수는 위력적인 구위로 김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김 감독은 "장민익이 큰 키에서 내려 찍는 직구가 위력적"이라며 "시범경기를 통해 가장 먼저 2군으로 갈 줄 알았지만 독기를 품었다"고 말했다. 조승수에 대해서는 "좋은 공을 갖고 있는데 마운드에서 제 공을 뿌리지 못하지만 이제는 그 모습이 좋아졌다. 올 시즌 기대하고 있다"고 평했다. 실제로 장민익은 시범경기 5게임 등판 평균자책점 0 행진을 이어갔고 조승수는 팀이 어려울 때 등판해 상대타선을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우승에 대한 말 아끼겠다. 8개 구단 모두가 우승후보"
LG와의 시범경기 최종전을 승리로 이끈 김 감독의 입에선 "7개 구단 모두 열심히 해서 만만한 팀 없다. 전체적으로 수준이 다 높아진 것 같다"는 말이 나왔다. 이어 "8개 구단 모두가 우승 후보"라고 치열했던 시범경기를 회상했다. 두산의 10년 만에 우승이 가능할지 벌써부터 많은 관심이 집중된 상황. 김 감독은 "우승에 대한 말은 최대한 아끼겠다"고 했다.
[김경문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함태수 기자 hts@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