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유병민 기자] 봄 기운과 함께 기지개를 켠 프로야구가 2주간의 시범경기를 마치고 내달 2일 정규리그 개막을 앞두고 있다. 올시즌은 전력평준화로 그 어느 해보다 치열한 순위 다툼이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시리즈 2연패를 넘어 아시아시리즈 우승까지 넘보는 디펜딩 챔피언 SK의 올시즌을 전망해 본다.
올시즌 SK는 우선 에이스 김광현을 필두로 글로버와 매그레인, 송은범의 4선발 체제로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김성근 감독은 시범경기 동안 고효준과 이영욱을 시험대에 올렸으나 고효준은 제구력 난조를 보이며 2군으로 내려갔고, 이영욱은 군 공백을 걱정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아직 확실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그러나 언제든지 선발로도 출전 가능한 든든한 불펜자원들이 즐비하다. 정우람-이승호(20번)-전병두-박종훈-엄정욱 등이 SK의 '벌떼 야구'를 선보일 준비를 마쳤고, 여기에 확실한 마무리 정대현이 건재하다. 이름값만 놓고 본다면 SK의 마운드는 충분히 우승 전력감이다.
하지만 SK는 이번 시범경기서 평균자책점 최하위(5.60)를 기록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우선 이들을 이끌 '안방마님' 박경완의 부재가 가장 큰 문제다. 지난해 오른쪽 아킬레스건 수술을 한 박경완은 현재 재활 중에 있다. 김성근 감독은 시범경기서 최동수를 포수로 투입하는 묘수를 써봤지만 소용없었다. SK의 전력의 중심인 박경완의 복귀가 올 시즌 SK의 1년 농사를 좌우 할 수도 있다.
더불어 신인 용병 매그레인의 빠른 적응도 관건이다. 매그레인은 시범경기 동안 3경기 등판해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했다. 김 감독은 "매그레인은 그리 쉽게 맞을 것 같지 않다"고 합격점을 줬지만 지난해 14승을 올린 카도쿠라만큼의 활약을 해 줄지는 아직 물음표다.
박경완의 복귀와 매그레인의 적응이 올시즌 SK 마운드의 가장 큰 숙제이다.
마운드와 마찬가지로 타자들 면면을 보면 어느 한 명 쉽게 갈 수 없는 타선이다. 박정권-이호준-최정으로 구성된 클린업트리오를 비롯해 정근우 박재상 김강민 등 어느 팀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 타자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은 시범경기 내내 마운드보다 타선이 더 걱정이라고 한탄했다. 그의 예상대로 SK는 시범경기에서 팀타율 2할 3푼 2리로 전체 6위를 기록했다. 시범경기 내내 정근우 최정 김강민 등이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출전하지 못하는 등 제대로 된 전력이 가동되지 못했고, 이들을 대체할 자원들의 활약이 미미했다.
여기에 나주환과 김재현이 빠지면서 타선의 짜임새도 약해졌다. 삼성에서 유격수 박진만을 영입해 수비 공백은 메웠지만, 그에게 나주환만큼의 공격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더불어 김재현의 은퇴는 무게감 있는 '해결사'의 공백으로 직결됐다.
주전들을 뒷받침할 백업 자원들의 실력향상과 나주환, 김재현의 공백을 메우는 것이 SK 타선의 가장 큰 숙제다.
비록 시범경기에서는 꼴찌를 차지했지만 여전히 SK는 전문가들에게 최하 4강 후보로 꼽힌다. 그 이유는 올해도 역시 SK에는 김성근 감독이 있기 때문이다. SK는 김 감독의 뛰어난 용병술과 작전으로 지난 4년간 3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그렇기 때문에 김성근 감독은 올시즌 자신을 가장 큰 변수로 여기고 있다. 허리디스크 수술로 겨울 훈련을 확실하게 진두지휘 못했으며 그의 감독실에는 허리를 위한 의자가 따로 있을 정도다.
SK는 시범경기 후 휴식 없이 자체훈련을 돌입한다. 승부사 김 감독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시즌 초반에 승부를 걸 생각을 하고 있다. 4월이 지나면 아시아시리즈를 노리는 디펜딩 챔피언 SK의 행보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박경완(위), 박진만(가운데), 김성근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유병민 기자 yoob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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