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사회 사건이건 정치 사건이건 연예인이 연류된것이 확인되면 해당 연예인에 대해 특정 이니셜을 사용해 보도한다.
하지만 이런 이니셜도 '순간'이다. 일명 '네티즌 수사대'가 일단 나서면 알아내지 못하는게 없다. 해당 기사에는 "○○에 출연한 ○○○이다" "○○이랑 결혼한 그 사람" 등이라는 댓글리 달리며 순식간에 실명이 공개된다.
바로 '특정' 이니셜과 '친절한' 설명 탓이다. 예를 들어 '5인조로 구성된 H 그룹의 멤버 M 군은 최근 방송에서 집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라는 글에서 H.O.T 멤버 문희준의 이야기라는 것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모두 특정 이니셜이 거론됐기 때문이다.
이번 여배우 모씨 술접대 사건도 마찬가지다. 3월 31일 KBS 1TV '뉴스 9'은 공연기획사 대표 옥모씨가 전직 국무총리 아들이자 서울대 교수인 A씨를 사기와 협박 혐의로 고소했다고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영화배우 B양이 A씨가 강남 룸살롱에서 가진 술자리에 참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내용에서는 특정 이니셜을 거론하지 않고 알파벳을 순차적으로 나열한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일부 매체에서는 특정 이니셜을 사용해 보도했다.
이후 특정 이니셜의 여배우가 누구인지 관심이 집중됐고 이 이니셜과 관련된 한 배우가 출연했던 영화가 검색어로 오르기 시작했다. 결국 여배우 모씨가 전 국무총리 아들 술접대를 했다는 기사에는 영화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추가되기 시작했다.
실명과 출연했던 영화 제목만 거론하지 않았을 뿐, 실명을 노출 시킨것과 마찬가지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배우가 '영화배우 B양'이 아니라면 배우이력에 치명적인 흠집을 내는 것이다.
특정 이니셜 사용으로 순간 화제를 일으킬 수는 있다. 하지만 거론되는 이들은 평생의 상처를 안고 살아갈 수도 있다. 주황글씨같은 지울 수 없는 낙인이 찍히는 것이다. 요컨데 '특정' 이니셜 보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