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종합
[현장] 도쿄 우에노 동물원 개장, 팬더 첫 공개일 풍경
"요새 어두운 뉴스만 가득했는데 간만에 웃을 수 있었습니다"
3.11 대지진 발생 후, 어두웠던 3월이 지나고 새로운 달을 맞이한 4월 1일. 지진 후 문을 굳게 닫았던 도쿄 우에노 동물원이 오랜 침묵을 깨고 개장했다.
이 날은 우에노 동물원 마스코트인 팬더가 처음으로 일반 관람객에게 공개되는 날. 새벽부터 약 2000여 명에 달하는 일본인들이 줄을 서고 개장을 손꼽아 기다렸다.
도쿄 우에노 동물원에서 팬더가 공개되는 것은 2008년 4월 마지막 팬더였던 링링이 사망한 후 3년 만이다. 우에노 동물원의 상징과 같았던 팬더가 사라지자, 링링 사망직후에는 동물원 매출이 급감하는 등 심각한 팬더 후유증이 발생하기도 했다.
도쿄도는 중국과 오랜 줄다리기 끝에 두 마리 팬더를 획득하게 되었다. 지난 2월 21일 중국 사천성에서 운송된 두 마리 팬더는 시민들의 이름 공모로 수컷 리리와 암컷 싱싱(5살)이라는 이름도 얻었다.
예정대로라면 약 한 달여의 적응기간을 거쳐 3월 22일에 공개될 예정이었지만, 3.11 대지진의 영향으로 동물원이 임시휴업하면서 4월 1일 첫 선을 보이게 되었다.
팬더 공개일을 기다리고 기다리던 관객들은 개장 전날부터 자리를 맡는 등 오전 10시 개장 전에 약 2000여 명이 줄을 서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개장 1시간 후인 11시까지 입장한 유료회원 수만 2000명, 연간 회원권을 가진 회원이나 초등학교 이하의 어린이들을 더하면 약 4000여 명이 입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일 전체 입장객이 1만 ~2만 명인 것에 비교하자면 엄청난 숫자로, 우에노 동물원은 팬더 특수를 톡톡히 누리게 되었다.
팬더 축사 앞에 선 관람객들은 일제히 "가와이~(귀여워)"를 외치며 얼굴 가득 미소가 배어나왔다. 특히 엄마 손을 붙잡고 나온 어린이들은 펄쩍펄쩍 뛰며 팬더를 보고 좋아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최근 지진, 원전문제에 제한송전까지 스트레스가 가득했던 일본인들은 "오랜만에 기분이 좋아졌다.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며 팬더의 귀여운 모습에 치유를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우에노 동물원은 절전을 위해 평소보다 빠른 오후 4시(입장은 3시까지)에 폐장하고 오는 10일까지 이번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재해민들에게 무료입장을 실시한다.
안민정 기자
함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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