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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어머니는 여성보다 아름답다’, ‘어머니는 강하다’, 영화 ‘마더’.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머니 라는 존재는 경외의 대상이다. 모성애를 다룬 작품은 봉준호 감독의 ‘마더’를 비롯해 올 1월 개봉했던 ‘심장이 뛴다’까지, 시대도 장르도 매체도 가리지 않고 수도 없이 다뤄져 왔다.
이에 반해 ‘아버지’, ‘아빠’라 불리는 이들은 어디에 있을까? 아버지를 다룬 작품은 간간이 나오긴 했지만 돈을 버는 도구로 전락한 소외 받은 가장, 자식들에게 외면 당하는 아버지 등으로만 회자돼 왔다. 정작 부성애를 다룬 작품은 눈을 씻고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런 ‘부성애’를 다룬 작품이 나왔다. 바로 ‘나는 아빠다’. 잘 생기고 댄디한 배우 김승우에 충무로 최고 연기파 배우인 손병호, 그리고 ‘아저씨’로 스타로 급부상한 소녀 연기자 김새론까지 진영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아저씨’의 김새론이 출연해서 일까?, 영화 예고편이 ‘아저씨’를 떠올리게 해서일까?
‘나는 아빠다’는 원빈의 ‘아저씨’ 뿐만 아니라 심장을 놓고 사투를 벌이는 이들을 다룬 ‘심장이 뛴다’와도 그 내용이 닮아 있다. 때문에 자칫 이들을 믹스한 그저 그런 상업영화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까지 나왔다. 이에 대해 제작보고회에서 연출을 맡은 전만배 감독은 “보고 평해달라. 분명히 다른 영화다”고 강조했다.
‘나는 아빠다’는 심장병에 걸린 딸 민지의 치료비를 벌기 위해 돈의 노예가 된, 도덕을 잃어버린 형사 종식(김승우 분)와 가진 것이라고는 아내와 딸 밖에 없던 마술사 상만, 두 아버지의 이야기를 그렸다.
지금껏 해오던 역할과는 상반된 이미지를 보여주는 두 배우의 연기는 단연 ‘나는 아빠다’의 포인트다. “20년간 악역을 못해본게 한이었다”고 말하던 김승우의 연기는 처연하다. 딸을 위해 악행을 일삼는 김승우의 모습은 도덕적으로는 나쁜 사람이라 생각하지만 전혀 나쁘게 보이지 않는다.
조폭, 악역 전문배우 손병호의 상만 또한 볼거리다. 너무나 순수하지만 모든걸 잃고 종식을 향한 증오를 불태우는 그의 변신은 섬뜩하기까지 하다.
딸을 구하기 위한 처절한 ‘부성애’라는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이 극장 선택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여성관객에게 어떻게 비쳐질 지는 의문이다. 꽃미남도 눈길을 확 잡아 끌 액션도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성애에 뒤지지 않는 아버지의 사랑과 무르익을대로 무르익은 배우들의 연기를 보고 싶다면 ‘나는 아빠다’는 선택할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다만‘여행자’와 ‘아저씨’에서 9세, 10세의 나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연기를 보여준 ‘천재’ 김새론이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는게 아쉽다.
[사진 = '나는 아빠다' 中]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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