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돌부처'의 귀환을 확실히 알린 세이브였다.
삼성 마무리 오승환은 6일 대구 롯데전에 등판해 1이닝을 완벽하게 막아내며 팀 승리를 지켰다. 시즌 2세이브째. 특히 이날 세이브는 그의 부활을 알리기에 충분했다. 두 가지 키워드로 이를 살펴본다.
▲ 직구
오승환의 트레이드마크는 역시 묵직한 직구다. 2006년부터 2008년까지 3년 연속 구원왕을 차지한 배경에는 상대가 알면서도 쉽사리 때려내지 못하는 직구가 있었다.
팔꿈치 부상이 찾아온 이후 지난해 그에게 힘있는 직구는 보이지 않았다. 결국 지난해 오승환은 4.50이라는 '오승환답지 않은' 평균자책점을 받아 들었다. 한국시리즈에 깜짝 복귀하기도 했지만 보직도, 투구내용도 예전의 그가 아니었다.
오승환은 이같은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변화구 비율이 높이기도 했지만 직구가 뒷받침이 안되는 상태에서 변화구의 위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했다.
올시즌은 다르다. 예전의 오승환으로 완벽히 돌아온 모습이다. 시범경기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제로'를 기록한 오승환은 2일 KIA와의 개막전에서도 1⅓이닝동안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시즌 첫 번째 세이브를 올렸다.
6일 롯데전 역시 마찬가지. 예전의 오승환으로 돌아왔음을 단번에 감지할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직구였다. 이날 오승환은 3타자를 상대해 2타자를 삼진으로 잡았다. 마지막 위닝샷은 모두 직구였다. 포수 진갑용이 상대 타자를 혼란스럽게 하기위해 위닝샷 이전에 변화구를 많이 던졌고 직구가 들어오자 위력은 배가 됐다. 상대 타자는 그의 힘있는 돌직구에 방망이를 헛돌렸다.
▲ 롯데 클린업
이날 그의 완벽투가 더욱 의미있었던 것은 상대 타자들의 면모가 '초호화'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팀의 1점차 리드를 지키기 위해 그가 맞선 타자들은 '조성환-이대호-홍성흔'이었다. 자타공인 8개 구단 중 최강 클린업 트리오와 맞붙게 된 것이다. 이날 경기에서도 8회까지 팀이 때린 5안타 중 2안타를 이들이 만들어냈다.
하지만 오승환은 이들에게 전혀 밀리지 않았다. 조성환에게는 풀카운트까지 가는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이대호에게는 연속 3개 변화구 뒤 볼카운트 2-2에서 직구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마지막 타자 홍성흔은 그의 커브에 타이밍을 뺏기며 평범한 2루 땅볼로 물러났다. 되살아난 오승환 앞에서는 롯데 막강 클린업도 평범한 타자들일 뿐이었다.
오승환은 지난해 6월 16일을 절대 잊을 수 없다. 팀이 한 점 차로 앞선 9회 2아웃 상황에서 올라왔지만 이대호에게 동점 홈런을 맞고 쓸쓸히 마운드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지난해 오승환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왕의 귀환이 시작됐다.
[사진=삼성 오승환]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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