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함태수 기자] LG 박종훈 감독은 지난 5일 SK와의 홈 개막전서 5-3으로 경기를 뒤집자, 이동현-이상열-김광수를 마운드에 올렸다. 지난 시즌 LG의 필승계투조로 활약한 세 선수. 박 감독은 "작년에 보여준 모습은 세 명이 제일 안정적이었다"며 이들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천적 SK(지난 시즌 상대 전적 4승 1무 14패)를 상대로 부담감을 느낀 세 선수는 동반 부진했다. 반드시 승리를 지켜야 한다는 마음에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와일드 피치와 볼넷이 난무했고 결국 8회초 3점을 헌납하며 5-6 역전을 허용했다.
6일 경기에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다. LG는 0-3으로 뒤진 1회말 3점을 따라붙고 2회는 2점을 더해 5-3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하지만 5회 잘 던지던 심수창이 정상호에게 좌전 적시타를 허용하며 한 점차로 쫓겼다. 전날과 같은 역전패의 기운이 감도는 상황. 박 감독은 김선규를 마운드에 올렸다.
◇ 김선규의 의미 있는 호투
이날 김선규는 2⅓이닝 동안 44개 투구수를 기록하며 2피안타 1볼넷 1실점(1자책)으로 호투, 승리 투수가 됐다. SK의 분위기가 달아오른 5회말 최정을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했고 6,7회 역시 별다른 위기를 맞지 않았다. 비록 팀이 6-4로 달아난 8회초 안치용을 우전안타, 최정을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시켰지만 이전까지 SK 타선을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자신있게 공을 뿌린점은 칭찬할만 했다. 박 감독은 최근 "김선규가 안정감있게 던진다. 이동현과 김광수가 우선 마무리 후보이지만 김선규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는데, 좋은 제구력을 바탕으로 자신감까지 겸비된 모습이다.
배짱있는 투구는 LG 불펜에게 필수 요소다. LG 불펜진은 좋은 공을 갖고 있으면서 정작 마운드에서는 위축되곤 했다. 충분히 통할 수 있는 구위를 갖고 있지만 스스로 공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천적 SK를 상대로 자신있게 공을 뿌린 김선규의 배짱은 LG 불펜진에 시사하는 바가 컸다.
이효봉 MBC SPORTS+ 해설위원은 "일단 LG에서 기회가 많아졌다는 게 김선규에게는 이로운 점이다. 실전에서 기회가 있느냐 없느냐는 투수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분명 김선규는 1군 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공을 가졌다. 자기 공을 믿고 안정된 제구력을 보여준다면 올 시즌 LG 불펜진에서 큰 몫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위원은 이어 "김선규의 약점은 아직 충분한 검증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LG가 김선규를 중용하는 만큼 팀에 신뢰감을 줄 수 있는 꾸준함이 필요하다"며 "역시 멘탈이다. 김선규가 주어진 기회를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게 올 시즌 해야할 일"이라고 말했다.
[김선규]
함태수 기자 ht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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