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함태수 기자] 두산 김경문 감독의 말이 옳았다. 불펜이 두터운 팀은 승리했고 불펜이 무너진 팀은 패배를 맛봤다.
김경문 감독은 특히 올해는 불펜의 힘에 따라 승부가 결정난다고 했다. 팀의 전력이 평준화 된 만큼 승부는 6회 이후에 판가름 난다는 것이다. 선발이 6이닝 정도를 책임지고 중간 계투가 확실하게 뒷문을 잠그는 팀이 시즌 막판까지 웃을 것이라는 게 김 감독의 생각이었다.
실제로 그랬다. 시즌을 앞두고 많은 전문가들은 윤석민-류현진-김광현-양현종-차우찬 등 국내파 투수들이 건제하고 니퍼트(두산) 리즈(LG) 코리(롯데) 등 대물 용병들이 영입되면서 '투고타저'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오히려 각 구단의 방망이가 폭발하며 '타고투저'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승부가 자연스럽게 불펜에서 갈리는 상황.
불펜이 가장 걱정인 팀은 역시 KIA다. 지난 2일 개막전서 충격의 역전패를 당한 KIA는 다음날 8-1로 앞서다 8-8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곽정철, 손영민, 박경태 등의 불펜진과 선발 투수 양현종까지 투입했지만 승리를 지켜내지 못했다. 6일 한화전에는 9-7로 앞서다 9회말 강동우에게 투런포, 10회말 이대수에게 끝내기 솔로포를 허용하며 9-10으로 역전패 했다.
SK, LG도 상황은 비슷하다. 5일부터 잠실 야구장에서 맞붙은 두 팀은 SK가 송은범-이승호-고현준, LG가 이동현-이성열-김광수 등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나마 정우람(SK)과 김선규(LG)의 위력투가 두 감독의 위안거리.
반면 삼성의 불펜은 막강했다. 6일 삼성-롯데의 경기가 열린 대구 시민구장에서는 치열한 투수전이 진행됐다. 2회말 삼성이 한 점을 뽑은 이후 0의 행진이 계속됐다. 그리고 결국 삼성은 이 아슬아슬한 점수차를 지켜냈다. 선발 윤성환이 6이닝 5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한 데 이어 권오준이 2이닝 무안타 무실점으로 홀드를 챙겼고, 마무리 오승환은 조성환-이대호-홍성흔을 상대로 2개의 삼진을 잡으며 경기를 매조지했다.
물론 아직까지 각팀은 4경기만을 치렀을 뿐이다. 각 구단의 불펜을 평가하기엔 이른 감이 없지 않다. 또 개막전에 맞춰 페이스를 끌어올렸다고 하지만, 경기 감각이 떨어졌을 수 있고 첫 경기부터 위급한 상황에서 등판해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도 있다.
SK 김성근 감독은 5일 LG전서 적시타를 허용한 작은 이승호에 대해 "그런 상황에서는 당연히 떨리지, 누가 와도 떨린다"고 했다. KIA 조범현 감독은 3연속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한 양현종에 대해 "그런 상황에서 등판시켜 미안하다"고 했다.
전지훈련을 통해 구슬땀을 흘렸던 불펜진이 기대했던 만큼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 과연 어떤 팀이 불펜을 재정비 해 확실한 필승계투조를 꾸릴지, 김경문 감독의 말처럼 어떤 팀의 불펜이 넘어지지 않고 승리를 지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경문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함태수 기자 ht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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