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함태수 기자] 지난 3일 KIA가 삼성에 9-8 진땀승을 거두던 날, 불이 꺼진 광주 구장에는 젊은 투수 한 명이 쉐도우 피칭을 하고 있었다.
이미 다른 선수들은 경기장을 모두 빠져나간 상황. 광주 구장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러나 양현종은 집에 갈 수 없었다. 3타자 연속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한 자신의 투구에 만족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약 한 시간 가량 빗 속의 쉐도우 피칭을 한 양현종은 그제서야 자리를 정리했다.
지난 시즌 양현종은 KIA 선발진에서 가장 위력적이었다. 30게임 등판해 16승 8패 방어율 4.25를 기록하며 KIA 선발진에서 가장 많은 승수를 챙겼다. 2010 광저우 올림픽 기간에는 넥센 김시진 감독으로부터 커터 그립을 새롭게 전수 받았는데, 또 하나의 주무기를 장착한 느낌이었다. 조범현 KIA 감독은 이런 양현종이 2009년(12승), 2010년(16승)에 이어 "올 시즌도 무난하게 10승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양현종의 현재 몸상태는 100%가 아니다. 첫 등판에서 삼성의 박한이-가코-최형우를 상대로 볼넷을 남발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특별한 부상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투구 밸런스가 흐트러져 있다. 게다가 첫 등판에서의 실망스러운 투구를 탓에 심리적으로도 위축돼 있다. 팀은 2년 연속 10승을 거둔 좌완 토종 에이스가 이 위기를 스스로 벗어날 것이라 믿고 있지만 컨디션이 썩 좋은 편이 아니다.
조 감독은 8일 두산과의 경기서 양현종을 선발 투수를 예고했다. 올 시즌 우승을 놓고 치열하게 다툴 것으로 예상되는 KIA와 두산. 양현종의 어깨에 다시 한 번 무거운 짐이 얹어졌다. 첫 등판부터 쓴 맛을 맛본 양현종은 과연 두산의 강타선을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일까. 두산의 선발은 203cm의 대물 용병 니퍼트다.
[양현종]
함태수 기자 ht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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