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아버지가 당장 그쪽으로 달려가 공을 구해 오셨지"
삼성 류중일 감독의 집에는 그동안 단 한 개의 기념구가 있었다. 자신이 때린 잠실구장 개장 1호 홈런공이었다. 여기에 얼마 전 기념구가 하나 추가됐다. 감독 데뷔 첫 승 기념구가 바로 그 것.
류 감독은 8일 SK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감독 대해 담소를 나누던 중 기념공에 대한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류 감독은 개막전 승리 후 "(진)갑용이가 챙겨주더라"며 공에 날짜와 함께 '감독 첫 승'이라는 말을 써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홈 첫 승 공은 못받았느냐고 묻자 "그러고보니 갑용이가 안줬네. 왜 안줬지?"라고 의아함을 나타냈다. 잠시 후 옆에 있던 진갑용을 불러내 왜 안줬냐고 묻자 그는 "그 때는 삼진이 아니었습니다"라고 말했다. 화살은 순식간에 6일 롯데전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처리한 채태인에게로 갔다. 류 감독은 "채태인 이 녀석이…"라고 말하며 호탕하게 웃었다.
이 기념구로 집에 공이 2개로 늘어난 사실도 밝혔다. 다른 한 개는 자신이 때린 잠실구장 개장 1호 홈런 기념구. 1982년 당시 경북고등학교 학생이었던 류 감독은 잠실구장에서 열린 우수고교초청대회에 참가해 당시 부산고 에이스 김종석을 상대로 홈런을 때려냈다.
류 감독은 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홈런이 나오자마자 아버지가 그쪽으로 달려가 홈런공을 잡은 분에게 공을 받아왔다"며 지금도 집에 잘 간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등학생 류중일'은 지금 없지만 당시 홈런공이 그 때를 기억하게 하는 것처럼 진갑용에게 받은 첫 승 기념구 역시 류 감독에게 2011년 봄을 회상하는 도구로 영원히 남을 듯 하다.
[삼성 류중일 감독.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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