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타자로 들어서 뛰어난 타격을 보이지 못해도 면죄부가 주어지는 포지션이 있다. 포수와 유격수가 그들이다. 타격까지 좋다면 금상첨화지만 이들의 우선순위가 수비 혹은 투수리드라는 것은 두 말 할 필요없다. 그만큼 이들이 수비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이러한 포수와 유격수를 맡고도 4번 타자를 맡고 있는 선수들이 있다. 강정호(넥센)와 정상호(SK)가 주인공이다. 수비 때는 물론이고 공격에서도 막중한 임무를 맡은 것.
이들은 8일 경기에서 나란히 맹타를 휘두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전부터 4번 타자로 낙점받아 줄곧 4번 타자로 출장하고 있는 강정호는 최근 3경기에서 11타수 2안타로 주춤했다. 하지만 9일 롯데를 맞아 5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모처럼 이름값을 해냈다. 덕분에 타율도 .375로 수직상승했다.
강정호는 "4번 타자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라고 밝히며 대형 유격수로 키우기 위해 그에게 커다란 짐을 지운 김시진 감독을 흐뭇하게 하고 있다. 전형적인 슬로스타터인 강정호이기에 시즌이 거듭될수록 '4번 타자 유격수'다운 면모를 더욱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정상호의 활약은 더욱 놀랍다. 엄밀히 말하면 그가 맡고 있는 주전 포수와 4번 타자 모두 '임시직'이다. 그럼에도 웬만한 주전 포수, 4번 타자보다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별히 정해진 타순이 없는 SK지만 정상호는 5일 LG전부터 4경기 연속으로 4번 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5일과 6일 LG전에서 기록한 멀티히트는 전초전이었다. 8일 삼성전에서는 8회 결승 투런 홈런으로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으며 9일 경기에는 이틀 연속 홈런 포함, 3안타 3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10일 현재 성적은 타율 .417 2홈런 9타점 5득점.
최정, 이호준 등 홈런을 칠만한 우타자들이 부진한 상황에서 정상호의 맹타는 김성근 감독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여기에 포수라는 본연의 역할도 충실히 해내며 팀의 단독 선두를 이끌고 있다. 강정호와 마찬가지로 정상호 역시 "SK 4번은 그냥 네 번째 타자다. 특별한 부담은 없다"라고 말하며 팀의 4번 타자로서 의젓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비면 수비, 공격이면 공격. 소속팀에게는 그야말로 복덩이와 같은 존재인 강정호와 정상호다.
[SK 정상호(왼쪽)와 넥센 강정호.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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