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유병민 기자] 이정도면 '수난'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개막 일주일 째를 맞은 프로야구에서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 바로 토종 에이스들의 부진이다.
자타공인 대한민국 최고 투수라고 불리는 류현진(한화) 김광현(SK) 윤석민·양현종(KIA) 등은 적게는 1번 많게는 2번까지 선발 등판했지만 아직 승수를 쌓지 못했다. 타선의 지원을 못받아서가 아니다.
류현진은 2경기 등판해 방어율 9.58을 기록해 지난해 기록(1.82)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윤석민은 8.03, 김광현은 4.05를 기록했으며, 양현종은 무려 18.00이다. 시즌 초반이라고 하지만 이들의 부진에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을 정도다.
반면 니퍼트(두산) 리즈(LG) 나이트(넥센) 코리(롯데) 등 외국인 투수들은 준수한 호투를 펼치며 차근 차근 승수를 쌓아가고 있다. 글로버(SK)는 아직 승리는 챙기지 못했지만 2경기 선발 등판해 방어율 0.73을 기록하며 제 2의 부활을 알리고 있다.
그런 가운데 홀로 빛난 국내파 선수가 있다. 바로 LG 박현준이다. 다승 공동선두에 오른 니퍼트 송은범·전병두(이상 SK) 박현준 중 선발 투수로 등판해 2승을 챙긴 선수는 니퍼트와 박현준 뿐이다.
박현준은 9일 대전구장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한화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 동안 5피안타 1실점 4탈삼진을 기록하며 시즌 2승째를 따냈다.
지난 3일 잠실 두산전에서 퀄리티스타트(6⅓이닝 무실점)를 기록하며 시즌 첫 승을 신고한 박현준은 이날 경기서도 최고구속 151km의 강속구와 위기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한화 타선을 5안타로 틀어막으며 1실점해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닝 투구 3자책점 이하) 행진을 이어갔다.
그의 활약에 LG 박종훈 감독은 "기대했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고, 팀 주장 박용택은 "(박)현준이 같은 투수가 우리는 더 필요하다. 좋은 공을 가지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현준은 지난해 7월 LG와 SK가 단행한 4대 3 트레이드로 김선규, 윤상균과 함께 SK에서 LG로 둥지를 옮겼다. 지난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활약한 박현준은 2승3패 평균자책점 6.55를 기록했고 올시즌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도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그러나 팀 에이스 봉중근이 갑작스런 부상으로 이탈하자 지난달 27일 열린 두산과의 시범경기에 선발 출전해 4⅔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선발로서의 합격점을 받았다.
그리고 봉중근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임시방편으로 투입했지만 개막 후 2연승을 올렸다. 이제는 그의 자리를 위협할 정도의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물론 아직 제구력을 더 가다듬고 완급조절 하는 법을 더 익히여 하는 숙제가 남아 있다. 하지만 그의 모자챙 안쪽에 적혀있는 '압도'라는 단어처럼 그가 지난 2경기에서 보여준 모습은 단연 압도적이었다.
LG 마운드의 새 희망으로 떠오른 박현준은 선발로테이션상 다음주 홈에서 열리는 롯데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지금의 상승세를 이어가며 더욱 빛나는 호투를 펼칠지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현준.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유병민 기자 yoob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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