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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MBC 스페셜'이 '골프여제' 신지애를 집중 조명한다.
15일 방송되는 'MBC 스페셜'은 '신지애, 즐거운 삶에 도전한다' 편을 방송한다. 신지애는 2007년 국내 골프 대회 9승 달성, 2008년 국내 메이저 대회를 모두 석권하며 2010년에는 아시아인 최초로 세계 랭킹 1위에 등극했다.
경기 중 절박한 상황 속에서도 밝은 미소를 잃지 않아 '미소 천사'라는 애칭이 따라다녔던 신지애는 그 미소 뒤에 16살에 어머니를 잃었던 아픈 가족사, 그리고 세계 정상에 오르기까지 이를 악물고 버틸 수밖에 없었던 소녀 가장으로서 애환이 있었다.
'MBC 스페셜'은 골프를 통해 어린 나이에 부와 명예를 얻었지만, 정작 그의 꿈은 인격적으로 존경 받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는 신지애의 삶을 들여다 본다.
신지애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아버지 손을 잡고 처음으로 골프 연습장을 찾은 이후 골프의 매력에 푹 빠지게 돼 무섭고 빈틈없는 아버지와 함께 매일 오전 6시부터 새벽 1시까지 이어진 혹독한 훈련을 견뎌야만 했다.
신지애의 아버지 신제섭 씨는 인터뷰에서 "학부모들 사이에서 '지애 아빠'는 독한 놈으로 불렸죠. 어느 정도였냐면 지애가 엄지발가락 발톱이 파고 들어가서 곪아 수술을 했는데. 골프화의 엄지발가락 부분만 파서 퍼트 연습을 시켰어요"라고 했다.
하지만 신지애는 "다시 돌아가서 하라고 하면 못할 것 같아요. 아빠에게 섭섭한 부분은 전혀요. 골프 시켜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리고 저를 그렇게 뒷바라지 하고 채찍질 하고 그런 부분들이 다 감사드리죠"라며 자신을 정상의 자리에 오르게 해 준 아버지에게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2008년 브리티시 오픈 최연소 우승 기록 경신, 2009년 세계 최초 4대 투어(LPGA, JLPGA, KLPGA, 유러피언투어) 한 해 우승, 2009년 단일 시즌 LPGA 신인상, 상금왕, 다승왕 3관왕 등극 및 상금 약 20억 원으로 역대 신인 최다 상금 기록, 2009년 미국골프기자협회(GWAA) 선정 올해의 여자선수상, 2010년 5월 3일 아시아인 최초로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등극 등 신지애의 이력은 화려하다.
하지만 신지애는 2003년 16살 때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어머니를 잃었다. 하지만 신지애는 아픔을 추스를 새도 없이 사고 현장에서 간신히 목숨을 건진 두 동 동생들을 간호하며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골프연습장으로 향했다. 세 남매를 혼자 키워야했던 아버지는 어머니의 조의금으로 들어온 1900만원 중 생활비 200만원을 제외한 전부를 신지애에게 투자하기로 결정했고 골프는 신지애 가족의 전 재산이었다.
신지애는 "독한 사람 맞는 것 같아요. 저는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게 일단 동생들이 너무 아팠잖아요. 병원에 있는 동생들 바라보면 그 생각밖에 없죠. 어떻게 해서든 내가 해내야 되겠다"라고 회상했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이를 악물고 최정상에까지 오른 신지애는 뿔뿔이 흩어져 사는 가족이지만 여전히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고 있다. LPGA 데뷔 후 그가 구입한 미국 애틀랜타의 집에는 새 어머니와 막내 동생 지훈, 한국에는 서울대 물리천문학부에 재학 중인 여동생 지원과 아버지가 살고 있다.
신지애 선수를 그림자처럼 따라 다니던 아버지 신제섭 씨는 최근 29년 만에 전남대 수의학과에 복학해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 아버지의 말이면 무조건 믿고 따르던 신지애도 아버지에게 홀로서기를 선언하고 매년 함께 했던 동계훈련에 처음으로 아버지 없이 혼자 떠나기로 한 것이다. 지난 12년 동안 모든 열정을 딸 신지애에게 쏟았던 아버지 신제섭 씨는 "서운하기도 하고 좀 착잡해요. 잘하겠지 하는 마음도 있고 올해 실험적으로 내어 놓는데 만약 못해낼 경우 내년에 다시 아빠 간섭을 받아야 하니까 그것 때문에 열심히 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또한 신지애는 정상에 오르기까지 남 모르는 노력과 고생이 있었다. 그녀의 코치 글렌 도어티는 "최고가 된 대부분의 선수들은 아무것도 바꾸지 않으려 해요. 이미 많은 성공을 이뤘으니까 그대로 유지하고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신지애 선수는 겸손하게도 열심히 노력하는 선수라서 존경해요"라고 평했다.
신지애는 "지금은 올라 온 것을 지켜야 되잖아요. 훨씬 힘든 것 같아요. 힘들 때만 강해질 수 있는 것이 좀 아쉽기는 해요. 지금 이렇게 여유 있을 때도 더 독한 마음먹고 강해져야 하는데 그런 마음 자꾸 잃을까봐 그게 걱정돼요"라고 했다.
골프는 예민한 운동이라 몸에 작은 변화가 있어도 차이가 나서 다이어트도 함부로 못한다. 밥 먹을 때 꼭 함께 챙겨 먹을 만큼 좋아했던 콜라도 1년 전부터 끊었다는 신지애는 동계 훈련 기간 동안 트레이너가 짜준 철저한 식단을 지킨 덕분에 몸이 가뿐해졌다. 골프에 적합한 최상의 몸을 만들기 위한 혹독한 피트니스 훈련 모습도 공개된다.
아직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다는 신지애는 삶을 골프로 채워가며 완성시키는 다른 선수들이 존경스럽긴 하지만 한 분야에 머물기에는 도전하고 싶은 새로운 일들이 많아 딱 10년만 골프를 할 예정이라고 한다.
신지애는 "가끔 '돈 버는 기계'로 사람들이 바라볼 때 굉장히 속이 많이 상했어요. 그래서 조금 더 인간적인 나의 모습을 보여주면 사람들은 겉 보다는 속을 봐주고 서로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관계들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라고 했다.
[신지애. 사진 = MBC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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