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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평일에 방송되는 드라마들이 심상치 않다. '쪽박 시청률'을 기록해 조기종영을 맞이하는 비운의 드라마는 있지만, 꿈의 시청률인 30%를 넘기며 '국민 드라마'가 실종됐다.
현재 평일에 방송되는 드라마는 아침드라마까지 포함, 약 12개 가량 된다. 하지만 이들 중 전체시청률 10위 안에 드는 방송은 KBS 1TV 일일드라마 '웃어라 동해야(1위. 37.5%)', MBC 월화드라마 '짝패(7위. 16.7%)', SBS 수목드라마 '마이더스(10위. 15.0%)' 등 고작 3개 (4월 11 ~ 4월 17일 주간 평균, AGB닐슨미디어 리서치 전국시청률 기준) 뿐이다.
물론 주말보다 시청하기 불편하다는 핸디캡이 있지만 과거 KBS 2TV '제빵왕 김탁구'나 SBS '자이언트', MBC '동이'를 본다면 궁색한 변명에 불과하다.
'국민 드라마'의 실종의 가장 큰 이유는 그저 그런 '식상한 포맷'을 들 수 있다. 시청자들은 드라마를 보며 "이거 어디서 봤는데"라는 말을 자주 내뱉는다.
10위권 안에 올라있는 드라마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차별성'이 있다. 일단 시청률 1위를 자랑하는 '웃어라 동해야'는 막장 드라마라는 불명예를 동시에 안고 있기 때문에 예외로 치자.
먼저 '짝패'는 조선 후기를 배경으로 양반과 노비 가문에서 태어난 뒤 서로 바뀌어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된 두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퓨전 사극이다. 출생의 비밀이라는 막장 소재가 담겨 있지만 퓨전 사극이라는 드라마 장르가 신선함을 더해 성공한 케이스다.
'마이더스'는 역시 이복남매와 사람간의 배신 등 그동안 드라마에 등장했던 단골 소재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한국 증권가를 배경으로 기업 간 인수 합병을 그리며 돈에 대한 욕망을 향해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은 시청자들에 흥밋거리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도 겨우 시청률 10% 중반을 유지하며 '명분'만 지키고 있을 뿐이다. 이마저도 하지 못하는 드라마는 '신선함'과 '차별성'이 결여된 방송들이다.
KBS 2TV 월화드라마 '강력반'은 최근 종용한 SBS '싸인'과 매우 닮아있다. 사건을 중심으로 내면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는 거나 하나의 스토리가 아닌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한다는 것이 흡사하다.
또 시청률 한자리수를 기록 중인 KBS 2TV 수목드라마 '가시나무새'도 출생의 비밀을 전면에 내세워 실패하고 말았다. 한혜진 김민정 주상욱 차화연 등 쟁쟁한 연기력을 겸비한 연기자들이 출연한 것에 비해 안타까운 시청률이다.
그나마 평일 드라마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웃어라 동해야'도 문제가 많다. 이 드라마는 더욱 위험하다. 비록 시청률 40%를 넘나들며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퀼리티를 보면 '국민 드라마'라 칭하기엔 무리가 있다. 출생의 비밀은 물론, 이유가 있다고 '우기는' 악역들의 횡포 등 막장스럽기 그지없다. 이런 드라마가 시청률 40%를 넘기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이런 극단적인 소재가 돋보이는 시청률을 기록하니 방송사에서는 울며 겨자 먹기로 막장 드라마를 방송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팔리는 드라마'만 대접받는 환경이 문제다. 새로운 시도가 없다면 발전도 없다. '중박이라도 치자'는 제작진의 안일한 마인드가 평일 드라마를 죽이고 있다. 이런 현실에 만족하고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평일 드라마를 볼 수 없는 극단적인 상황을 맞이할 지도 모른다.
['웃어라 동해야' '짝패' '마이더스'(왼쪽부터). 사진 = KBS, MBC, SBS 제공]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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