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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계절의 여왕 봄이 성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형 영화제가 오는 28일 개막하는 ‘전주 국제 영화제’를 시작으로 속속 개최된다.
한국에는 대표적인 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를 필두로 ‘부천판타스틱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DMZ다큐영화제’, ‘서울여성영화제’, ‘서울환경영화제’,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아시아나 국제 다큐 영화제’, ‘충무로 국제 영화제’ 등 크고 작은 영화제가 개최된다.
하지만 지난해 한국에서 열렸던 영화제를 돌이켜 본다면 예산 삭감과 파행 진행 등 그 이면은 어둡기만 했다.
특히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정부가 예산 3억원을 삭감하면서 행사가 대폭 축소됐다. 삭감의 이유를 놓고 좌파, 우파 논란이 일기도 했고, 결국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부산을 직접 찾아 이같은 삭감을 바로잡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안 대표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아시아 최고 영화제이자 세계 5대 영화제로 발전했을 뿐만 아니라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많은 국가 경제적 이익을 가져오기 때문에 정부예산 삭감은 잘못"이라며 "시정해야 한다"고 호언했다.
부산국제영화제 뿐만 아니라 지난해는 정부가 국제영화제에 지원을 축소하면서 다수의 영화제가 파행이 거듭됐다.
이 같은 예산 문제가 크게 불거진 것은 지난해 9월 열린 ‘충무로 국제 영화제’였다. 심지어 예산 이 확보되지 않아 8월 초로 예정된 기자회견 마저 취소한 사례다.
당시 주최측은 행사 취소 이유에 대해 예산이 확보되지 않은 점을 들었다. 주최측 관계자는 "행사 취소 이유는 예산과 무관하지 않다. 예산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행사를 강행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고 봤다. 예산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논의해봐야 할 문제"라고 토로했다.
결국 파행 끝에 영화제는 개최 됐지만, 다수의 공식행사를 없애거나 축소하면서 무늬만 영화제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초라한 막을 내려야 했다.
하지만 올해도 이 같은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10월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국제영화제 국고 지원액을 25억원으로 삭감한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국내 영화제에 대한 정부의 지원액은 2009년 42억원에서 올해는 35억원으로 축소되는 등 해마다 줄고 있다.
줄어든 지원액은 부산, 전주, 부천 등 6개 영화제가 나눠 갖는데, 이처럼 지원액이 줄어들 경우 예산 10억원 안팎의 중소규모 영화제는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물론, 인구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영화제가 많다는 지적과 수 많은 영화제가 특별한 색깔 없이 단순히 지자체의 구색 맞추기와 주최 측의 장삿속으로만 이용된다는 지적 또한 나오고 있다.
지난해 문제가 된 ‘충무로 국제 영화제’ 측은 8월 말 기자회견 당시 영화제의 특색을 묻는 질문에 대해 “아직은 유아기 단계”라고 명확한 답변을 하지 못할 정도였다.
영화제에 대한 정부의 예산 삭감은 대표적인 대중 예술 산업인 영화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영화제를 개최하는 주최자들 또한 확실한 차별과 색깔을 가져야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사진 = 위로부터 부산국제영화제, 충무로국제영화제 포스터]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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