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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배우 심재균(31)이라고 합니다. 데뷔한지 어느덧 10년이 훌쩍 넘었네요. 저에 대해서 아는 분이 얼마나 계실까요? 신인같은 마음으로 저에 대해서 조금 소개하려고 합니다. 먼훗날 제가 유명한 배우로 돼있다면 이 글이 조금 쑥스럽게 느껴지겠죠?
저는 전라도 농부의 2남 4녀의 늦둥이 막내아들로 태어났습니다. 고등학교때 우연히 이창동 감독님의 '초록물고기'를 보고 배우가 되겠다는 마음을 갖게 됐습니다. 연기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특별한 계기는 없지만 어려서부터 창작하는 일이 좋았습니다. 그러던 중 '초록물고기'를 보게 됐고, 이상하게도 여느 영화 볼 때 와는 다르게 한석규 선배님이 했던 연기들과 대사들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가 않았어요. 텔레비전이나 신문에 보여지는 선배님의 모습들이 너무도 멋있고 대단한 위인처럼 느껴지는 거에요. 그때 생각하게 됐어요. "아! 배우라는 직업은 참 멋있는 직업이구나. 배역을 연기로 창조해내고 그 연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겠구나!"라고. 선배님을 통해 막연히 동경하던 소년이 연기의 진짜 매력을 보았던 것 같아요.
한석규 선배님의 연기에 빠져 저도 이렇게 연기를 하고 있지만 연기의 진짜 매력은 다양한 인생을 살아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 아닐까요? 보통의 사람들은 자기의 인생만을 살아가지만 연기자는 배역을 통해 이런저런 인생들로 일탈해 볼 수 있어 좋은 것 같아요.
이런 매력을 처음으로 느끼고 지금도 잊지 못하게 만든 것은 임권택 감독님의 '취화선'(2002)이에요. 이 작품에서 이응헌집의 막내 머습으로 출연했는데 신인배우에게는 모든 작품이 다 기억에 남고 아쉽지만 현장에 있을때의 기분, 감정, 생동감, 모두 기억에 남고 심지어 그날의 공기냄새까지 느껴질만큼 소중한 보물같은 기억이에요. 정말 그 느낌은 지금도 생생하게 다가온답니다.
6월경에 개봉예정인데, 이 작품은 1990년대 청계천을 배경으로 에로 비디오테이프의 메카였던 청계천 사람들의 서로의 생존을 위해 밑바닥 삶의 비상구를 찾아서 속고 속이는 먹이사슬같은 이야기입니다. 장르는 당연히 불량 코미디겠죠? 상당히 에로틱한 코미디 영화 인것 같아요!(웃음) 캐릭터를 위해서 체중도 10kg 가까이 감량했답니다.
아직까지 보여드릴 것이 무궁무진해서 넘쳐 흐르는 신인배우이지만 연기에 대한 열정만큼은 여느 신인배우 못지 않게 뜨겁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나락이 자라는 과정을 아시나요? 나락은 전라도 사투리로 벼인데요. 나락은 작은 볍씨 한톨이 싹을터서 모가되고 그 모를 심어 여러 계절을 보내며 성장해 벼꽃을 피워요. 그리고 또 그 꽃이 지면 노랗게 여물어 나락이 되거든요. 저도 나락이 여러 계절을 보내며 여물어 가는 것 처럼 부족하지만 채워나가고 성장해나가서 꽃이 피워질수 있는 여물어질 수 있는 그런 정진하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또 여물어져서 고개 숙일수 있는 사람도 되고 싶구요!
지금까지 많은 작품에 출연한 것은 아니지만 작은 배역이라도 연기를 할때만큼은 저의 모든 것을 쏟아 집중하려고 합니다. 조금씩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저 스스로에게 그리고 저를 바라봐주시는 분들에게 보여드리는 저의 작은 약속이자 다짐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어느 작품에서든지 '심재균'이란 이름이 등장하면 눈과 귀를 기울이고 머릿속에 기억해주세요. 쉬지 않고 정진하는 배우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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