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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베이징 이용욱 특파원] 지역 정부의 강제철거 공정에 항의해 분신자살을 기도한 중국의 농민 부자가 식물인간이 되는 참사가 벌어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중국 신경보(新京報)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중국 후난(湖南)성 주저우(株洲)에서는 농민 왕자정(58)씨와 아들 왕훙위 군이 자택 지붕 위에서 온 몸에 불을 붙인 채 아래로 굴러내려 현재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있으나 생명이 위급하다.
신문에 따르면 피해자 왕씨의 딸 왕하이옌양은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 "당일 새벽 5시 경 아직 취침 중이었는데, 100~200명의 철거당원들이 들이닥쳐 모친, 올케를 집밖으로 강제로 끌어냈다. 8개월 된 조카는 맨땅에 버려져 울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녀는 이어 "당일 집안에서 잠을 청하지 못하고 밖에 있던 부친과 동생 왕훙위는 상황을 인지한 뒤 함께 지붕위로 올라갔으며, 부친이 일찌감치 준비해두었던 휘발유를 꺼내었다"고 말했다.
"강제철거 단원들의 행동이 그로 인해 멈추지 않아 분신자살이 기도되었던 것"이라고 강조한 왕하이옌양은 "부친께서는 굴착기가 집을 이미 파헤치고 있던 상태에서 분신을 하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왕씨 부자가 입원중인 현지 병원은 신문에서 "환자의 화상 면적이 70~80%에 달하고 폐, 간, 비장 부위가 크게 훼손되었다"며 '여러 부위도 골절되어 생명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산소마스크에 기대어 생존하고 있지만 목숨을 부지한다해도 식물인간이 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중국 후난성 현지에서는 직업교육도시 건설공정이 개시되면서 지역의 도합 194개 가구가 이같이 강제 철거되는 과정에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제철거 공정으로 비롯된 농민 부자의 분신 참사에 대해 추궁하자 중국 현지 주저우시 공안국에서는 "회의 중이다"며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신경보는 전했다.
[사진=부친 왕자정씨(아래)와 아들 왕훙위군(위) 참사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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