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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베이징 이용욱 특파원] 중국 관영이론지 구시(求是)는 23일 오전 인터넷을 통해 '잘 가요, 공자'라는 칼럼을 게재했다.
공자상이 톈안먼 광장에서 최근 돌연 철거되자 그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칼럼은 그 원인의 일면을 중국 네티즌에 공개했다.
왕쥔제(王軍杰,해방군영웅) 필명의 이 구시 칼럼은 "공자 및 유가사상의 역사적 위치에 관해 중국에서는 5.4운동(1919) 이래 일찌감치 결론이 나 있다"며 "중국의 2천년 넘는 역사에서 유가사상은 줄곧 봉건통치질서 옹호자의 역할을 맡아왔다. 그러나 그것은 역대 왕조의 주기적 멸망을 구제하지 못했고 근대 서방열강의 함대와 대포를 저지하지 못했다"며 공자를 비판했다.
이어 "중국은 5.4신문화운동으로 공자를 전복시켜 민주와 과학의 신국면을 개창했다"며 중국혁명의 실천은 오로지 마르크스레닌주의만이 중국을 구할 수 있고 중국특색의 사회주의이론만이 중국을 진흥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칼럼은 "개혁개방 이후 각종 사상 잔재가 솟구쳐 실용주의, 신자유주의, 보편가치이론 등이 무대에 올랐고 사상혼란에 따라 출현한 민족정신의 소침, 민족응집력의 상실, 사회도덕의 상실, 민심의 불안 등 문제가 부각되던 중 이른바 '엘리트학자들'이 공맹(孔孟)의 도로 유가사상을 선양하였다"며 "100일전 공자상이 천안문 광장에 섰던 것은 '소수인'이 공자를 만방의 선생으로 떠받친 것이며 그럴듯하게 국민의 조아림을 받으면서 계속해서 인민의 사상을 마취하고 구속하였다"고 비판했다.
칼럼은 "공자는 만능의 구세주가 아니다. 유가사상은 근본적으로 사회주의정신문명 건설을 추진할 수 없으며 봉건등급제도는 근본적으로 사회의 조화안정을 위호할 수 없고 전통도덕적 기준은 결코 사회 도덕위기를 구제하는 치세영약이 아니다"면서 "소수 엘리트학자들이 제멋대로 공자를 떠받쳐 유가적 구세를 선양한 것은 정치적 후퇴이자 마르크스주의와 중국특색 사회주의이론에 대한 철저한 전복으로 응당 사회 대중의 경각과 반성을 일으켜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중국은 옛길을 가면 안되고 과학발전만이 각 민족 인민의 전진을 인솔하는 위대한 기치이다. 100년전에 위안스카이가 공자의 지위를 회복하려다 100일만에 황제의 자리에서 물러났다"면서 "지금도 공자의 동상이 새로운 문화 상징으로 천안문 광장에 서 있다가 100일도 안되어 철거되었다. 공자가 떠났다. 5.4 청년절이 곧 돌아온다. 매우 좋다. 매우 좋다. 이 두 가지 모두 경축할 만한 일이다"고 전했다.
[공자상 철거 후 광장 및 조각정원. 사진출처 = 중국경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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