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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2011년 상반기 예능프로그램 중 가장 뜨거운 감자였던 '나는 가수다'가 본격적인 경합을 다시 시작했다.
'나는 가수다'는 김영희PD가 MBC 간판 예능인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부활을 위해 야심차게 준비했던 프로그램으로 내로라하는 가수 7인이 서바이벌을 펼친다는 이색적인 콘셉트로 마련됐다. 하지만 방송 전부터 "왜 가수들이 탈락을 두고 싸워야하냐"며 "어떤 가수가 그런 프로그램에 나가겠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하지만 김영희PD는 김건모, 김범수, 박정현, 백지영, 윤도현, 이소라, 정엽이라는 아무도 예상치 못한 라인업을 들고 등장했다. 이어 방송이 시작되자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시청자들의 우려는 사라졌고, 최고 가수들의 노래를 한 자리에서 들을 수 있단 사실만으로 시청자들의 칭찬이 계속됐다.
경쟁 프로그램인 KBS '해피선데이'와 SBS '일요일이 좋다'가 흔들리는 모습이 역력했다. '우리들의 일밤'으로 타이틀을 변경한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부활이 코 앞까지 다가온 것만 같았다.
그러나 '나는 가수다'는 뼈 아픈 실수를 저질렀다. 시청자와의 약속을 깨고 7위로 탈락한 김건모에게 재도전 기회를 부여한 것이다. 시청자들의 환호는 순식간에 야유와 비난으로 탈바꿈했고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이 등장해 원칙을 무너뜨린 '나는 가수다'를 꼬집었다.
결국 사회적인 문제로 비화되면서 논란을 일으킨 김건모가 자진 하차하고 연출자 김영희PD가 교체당하는 결정이 내려졌다. 급기야 MBC는 '나는 가수다'의 방송 중단이란 이례적인 조치를 취했다. 표면상으로는 방송 중단이었지만 '나는 가수다'가 향후 재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남은 가수들과 매니저 역할을 한 가수들 모두 지속적인 출연에 부담을 느꼈다.
모두가 불안감을 감추지 않던 상황에 '나는 가수다'를 다시 일으켜 세운 건 바로 시청자들이었다. 시청자들은 '나는 가수다'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도 최고 가수들이 들려준 노래를 잊지 못했다. 선정적인 아이돌의 퍼포먼스가 난무하고 기계음으로 중무장한 가수들이 지배하고 있는 방송가에 "진짜 가수란 이런 것이다"란 메시지를 전해 준 것이다.
시청자들은 '나는 가수다'가 중단한 동안 서둘러 돌아오길 기대했고, 새 수장 신정수PD는 기존 7인의 가수들 중 자진 하차한 김건모, 백지영과 탈락한 정엽의 빈자리를 메울 새 가수들을 준비했다. 임재범, BMK, 김연우 등 오히려 한층 강화된 듯한 꿈의 라인업을 들고 지난 18일 첫 녹화를 재개했다.
이어 24일 '나는 가수다'는 지난 3월 방송을 되돌아보며 시청자들에게 원칙을 지키지 못한 것에 사과했고, 새로운 '나는 가수다' 예고편을 3분 가량 공개했다. 시청자들은 한 달여 만에 다시 설레는 감정을 감추지 않으며 예고편만으로도 "소름 끼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드디어 25일 김범수, 김연우, BMK, 박정현, 윤도현, 이소라, 임재범 등 7인의 가수들이 본격적인 경합을 시작했다. 방송에 참여 중인 작곡가 윤일상은 25일 녹화 후 "'나는 가수다'의 오늘 경연은 '최고다'라는 말로는 부족했다. 예상을 완전히 뛰어넘는 선곡과 편곡, 그리고 너무나 대단한 '노래'"라며 "단지 보는 내내 안타깝고 힘들었던건 '그들의 노력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가 보여서다. '나는 가수다'에 7등은 없다"는 소감을 남겼다.
이처럼 모든 이들의 기대와 흥분 속에 베일을 벗는 재탄생한 '나는 가수다'는 5월 1일 방송된다. 과연 컴백하는 '나는 가수다'가 어떤 충격을 주며 주말 예능프로그램 판도를 뒤바꿀지 많은 이들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나는 가수다'의 임재범, BMK, 김범수, 이소라, 윤도현, 박정현, 김연우(맨위부터). 사진 = MBC 화면 캡쳐]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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