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하승진 "MVP, 은식이형에게 주고 싶다"

[마이데일리 = 잠실 유병민 기자] 챔피언결정전 MVP를 차지하며 전주 KCC 이지스를 우승으로 이끈 하승진이 기쁨의 소감을 전했다. 더불어 자신에게 힘이 되준 팀 동료 강은식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하승진은 26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0-201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6차전 원주 동부와의 경기에서 22점 9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전주 KCC의 우승을 이끌었다. 하승진은 경기 후 진행된 챔피언결정전 MVP 투표에서 총 75표중 66표를 득표하며 MVP에 올랐다.

이날 KCC는 하승진의 활약에 힘입어 동부에 79-77로 승리해 챔피언결정전 전적 4승 2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우승으로 KCC는 전신인 현대 시절을 포함해 역대 5번째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경기 후 하승진은 먼저 "MVP는 내가 받을 상이 아니다. 나는 혼자서 득점 할 수 있는 포지션이 아니다. 동료들이 날 믿고 만들어 준 것"이라며 MVP의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이어 "(강)은식이형 없었으면 이렇게까지 플레이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은식이형은 나에게 항상 큰 도움을 준다. 은식이형이 병실에 누워있을 건데 소외감 느낄지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이 MVP는 은식이형에게 주고 싶다"며 부상으로 뛰지 못한 강은식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하승진은 이날 우승으로 지난 2008-2009시즌에 이어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지난 우승 당시 조연에 불과했던 하승진은 이번에는 팀 우승의 주역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특히 팀의 분위기 메이커로 앞장 섰다. 골을 넣고 포효를 하거나 상대방의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몸싸움과 도발적인 제스처를 마다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하승진의 행동이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하승진은 "난 항상 즐기면서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챔프전은 전쟁이라고 생각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고 강하게 마음먹었다. 그러다 보니 생각이 좀 불편할 정도로 과장된 제스처도 나왔다. 상대팀으로 하여금 불편했다면 이자리를 빌어 사과드리고 싶다"며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다음시즌은 좀 더 성숙한 모습과 성숙한 경기력으로 어필하고 싶다"는 하승진은 "이제 뜨거운 물에 들어가 아무 생각없이 푹 쉬고 싶다"고 말해 취재진을 웃게 만들었다.

[하승진.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유병민 기자 yoob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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