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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이지아가 서태지를 상대로 한 재산분할 및 위자료 청구 소송을 취하하면서 두 사람의 법적공방은 끝났다. 하지만 일반인이 아닌 연예인이라는 직업 특성상 법적 싸움이 끝났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 어떤 합의도 없이 법적인 다툼은 이제 끝났지만 어쩌면 두 사람의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인지 모른다. 서태지와 이지아가 이혼 시점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서태지의 입장을 살펴보면 결혼은 1996년 서태지와 아이들 은퇴 후 이뤄졌다. '가수 서태지가 아닌 평범한 자연인 정현철로 돌아가 보통의 사람들과 같이 결혼도 하고 아이도 키우는 그런 평범한 생활을 소망'했던 서태지는 이지아를 만나 자신이 원하던 평범한 삶을 살아갔다.
하지만 이 생활도 2000년 끝났다. 이것이 바로 서태지가 주장하는 사실상 별거에 들어간 시점이다. 그는 자신의 입장 전문을 통해 '2000년 이후 상대방과 헤어지는 수순을 밟으며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가수 서태지로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라고 이지아와는 전혀 다른 이혼 시점을 거론했다.
[이하 서태지 입장 전문]
먼저 저를 사랑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사실을 미리 알리지 못해 미안하다는 마음을 전합니다.
많은 시련을 뒤로 한 96년 은퇴 이후 저는 가수 서태지가 아닌 평범한 자연인 정현철로 돌아가 보통의 사람들과 같이 결혼도 하고 아이도 키우는 그런 평범한 생활을 소망했습니다.
은퇴 이후 힘겹게 얻은 최소한의 보금자리와 처음으로 누려보는 평범한 일상을 보호받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시간이 지나 안정을 찾고 제 인생도 확신이 생길 때 가장 먼저 나의 팬들에게 사실을 알리고 축복도 받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런 생활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고 2000년 이후 상대방과 헤어지는 수순을 밟으며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가수 서태지로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그 후로는 이미 헤어져 각자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상대방을 세상에 발표한다는 것 또한 있을 수 없는 일이 되어버렸기에 그렇게 모든 일들은 이제 내 마음에만 담아두어야 할 비밀이 되었습니다.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하게 된 심정을 부디 이해해 주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번 일로 인해 무척 힘든 시기를 겪고 있을, 그런 여러분을 생각하면 애잔하고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나에게 용기를 주는 여러분을 보며 고맙다는 말로는 표현될 수 없는, 처음으로 느껴지는 감정들이 교차합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또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그리고 언젠가 우리가 좀 더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그런 날이 오길 바라봅니다.
좋은 모습으로 다시 만나게 되길 바랍니다.
서태지와 이지아의 주장이 다른 부분은 이혼 시점뿐만이 아니다. 서태지는 2000년 이미 이지아와 헤어졌다고 말했지만 이지아는 서태지와의 관계는 서태지가 가수로 컴백한 이후에도 계속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지아는 1일 자정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고소 취하를 비롯한 자신의 입장을 전했다. 그는 '지금 오랜 인연 맺었던 사람과, 함께 했던 과거를 놓고 서로 다른 의견으로 마주하는 안타까운 상황에 이르렀습니다"라며 "디자인이나 스타일링 같은 비주얼적인 작업 등.. 많은 부분을 함께 만들어 왔고, 그것은 2000년 활동을 위해 한국으로 떠난 이후에도 계속 되었습니다"라고 서태지와의 관계가 2000년도에 끝나지 않았음을 밝혔다.
또 고소취하 과정에서 사전 합의가 있었다는 루머에 대해서는 '소를 취하하며 그 어떤 합의도 없었습니다. 너무나 많은 추측들이 있어 이제는 직접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아 용기를 내어 글을 씁니다"라고 글의 첫머리에 해명했다.
[이하 이지아 입장 전문]
저를 아껴주신 모든 분들께 지금까지 솔직하게 제 자신을 보여드리지 못했던 것에 대해 먼저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지난 열흘은 제겐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힘겨운 시간들이었습니다.
소를 취하하며 그 어떤 합의도 없었습니다. 너무나 많은 추측들이 있어 이제는 직접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아 용기를 내어 글을 씁니다. 하지만 사실 지금 이 순간에도 제 가슴 속 깊은 진심이 잘 전달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에 많이 두렵고 망설여집니다.
어린 시절이었지만 믿음과 희망으로 사랑을 했고, 그 나이에 가져야 할 소중한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했지만 단 한 번도 그 사랑에 대해 가슴이 아닌 머리로 계산 한 적 없었습니다. 하지만 세상에 대해 알기도 전에, 숨겨져야 했던 제 존재가 저의 인생에 끼친 영향과 상처는 말로 전달되고 글로 표현 될 수 있을 정도의 크기가 아니었습니다.
여러 개의 이름으로 살아가며 정체성의 혼란에 시달리며 늘 마음을 졸여야 했고, 사람들에게... 친구들에게 가족들에게 솔직하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다가설 수 없었기 때문에 차갑고 진실 되지 못한 사람이라는 오해도 받으며 원만한 대인관계를 이룰 수 없어 많이 힘들었습니다. 나 자신으로 살아갈 수 없던 고통은 자유를 잃은 것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생활을 해야 했던 이유는 아무에게도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던 그 사람의 뜻을 존중하고 따랐던 것이었습니다. 그것이 사랑이라 믿었던 저는 부모님도 제 자신도 버리고 살았던 것입니다. 제가 선택한 그 길이 제 자신을 상처 내고, 고통 받게 하고 무의미한 존재로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당시에는 깨닫지 못했습니다.
나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이 오랜 바람 이었지만 이미 너무 긴 시간 동안 숨겨지며 살아온 탓에 내 자신이 드러나고 밝혀지는 것이 한편으로는 무섭고 두려웠습니다.
2006년 제대로 된 논의조차 해보지 못하고 모든 것을 마무리 했던 이유는 어서 빨리 모든 상처를 잊을 수 있기만을 바랐기 때문이었고 그때는 그것이 서로에게 좋은 모습으로 남는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상처는 더 깊어만 갔고 제가 굳게 믿었던 진실과 약속들이.... 깨어지며 치유할 수 없는 상처로 남았습니다. 늦게나마 저의 삶을 찾아 배우가 되었지만 온전한 ‘나’로 살아올 수 없었던 시간만큼.... 불분명한 과거에 대해 수많은 오해와 억측에 부딪치며 남몰래 수없이 울고 또 울었습니다. 새까맣게 타버린 가슴을 열어 힘들다고 외치고 싶고 위로도 받고 싶었지만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고, 기댈 수 없는 외로움을 삭히며 제 인생의 반을 살아왔습니다. 어둡고 긴 시간들에 대해 이해 받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잃어버린 나를 찾고 싶은 마음에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저 또한 이 소송을 진행하며 처음엔 이렇게 까지 서로가 대립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그 사람을 깎아 내리고 싶은 마음은 정말 조금도 없었고 그래도 좋은 모습으로 원만하게 풀어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오랜 인연 맺었던 사람과, 함께 했던 과거를 놓고 서로 다른 의견으로 마주하는 안타까운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디자인이나 스타일링 같은 비주얼적인 작업 등.. 많은 부분을 함께 만들어 왔고, 그것은 2000년 활동을 위해 한국으로 떠난 이후에도 계속 되었습니다. 함께 고생했던 기억과 노력들이 아픔이 되어 다시 저에게 돌아오는 것을 느낍니다.
이제 이 논쟁은 서로를 깍아 내리기만 할 뿐 더 이상 무의미 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긴 시간이 예상되는 이 논쟁에 지금까지의 제 인생 그리고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앞으로의 저의 시간과 삶...... 제 주변의 모든 분들과 팬 여러분.... 그분들의 소중한 마음 까지 희생시키고 싶지 않았기에 소취하를 결정하였습니다. 소송 사실이 세상에 공개되며 더 이상 둘만의 논쟁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서로를 헐뜯고 공격하게 될 앞으로의 과정이 가치 있는 일이 아니라는 판단을 했습니다. 말할 수 없이 두렵고... 가슴이 녹아내리는 것 같은 상실감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며... 저의 진심이 전해지기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제 자리로 돌아가서 저를 믿고 응원해 주시는 팬 여러분들과 지인 분들의 소중한 마음에 보답하고 싶지만...... 자꾸 약해지고 주저앉는 제 자신 때문에............ 부모님께 그리고 저로 인해 고통 받으면서도 저를 걱정해 주시고 격려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이지아(왼쪽), 서태지.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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