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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일본 박민 통신원] 평소 웬만해선 보기 힘든 이치로의 실수에 일본 언론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더욱이 이번 실수는 팀의 패배와 직접 연결돼 이치로에겐 아쉬움이 더했다.
일본의 스포니치는 지난 2일 열린 시애틀 마리너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경기를 보도했다. 이 경기에서 이치로는 시애틀의 1번 타자로 등장해 4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며 지난 4월의 좋은 컨디션을 이어가지 못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9회말 이치로는 팀의 패배와 직결되는 완벽한 실수를 저질렀다. 일본 언론조차 “마귀에 씌인 듯했다”라 평할 정도로 뼈아픈 실수였다.
2-2의 팽팽한 균형을 이어가던 9회말 1사 이후 보스턴의 6번 타자인 제드 로우리는 제이미 라이트의 6구째 공을 받아 쳐 우익수 플라이를 기록했다. 하지만 평범한 플라이 아웃으로 보이던 공은 순식간에 3루타로 변모했다. 우익수인 이치로가 태양빛에 공의 위치를 잡지 못해 정확한 포구를 하지 못한 것이다.
이 실수로 주자는 1사 3루가 되었고 결국 2사 후 칼 크로포드의 끝내기 안타로 경기는 보스턴의 3-2 승리로 끝났다. 이치로의 뼈아픈 실수 하나가 시애틀의 연승 행진을 5에서 멈추게 했다.
이치로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본능적으로 잡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태양빛이 너무 강해 낙하지점 판단이 어려웠다”며 자신의 실수를 질책했다. 실제 이날 경기가 열린 펜웨이파크는 오후 4시 전후 우익선상에 태양빛이 강하게 내려쬐는 것으로 유명하다. 보스턴 언론조차 “우익선상에 마귀가 얼굴을 내민다”는 발언을 할 정도다. 공교롭게 이날 제드 로우리의 타격 역시 오후 4시경에 이뤄졌고 공은 한 순간 시야에서 사라졌다. 10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이치로조차 어찌 할 수 없었다.
시애틀에겐 아쉬운 패배였지만 시애틀 팀원은 오히려 이치로를 감쌌다. 패전 투수 제이미 라이트역시 웃는 얼굴로 이치로의 수비엔 문제가 없었음을 밝혔다. 적장인 보스턴 레드삭스의 테리 프렌코나 감독은 “이치로가 가장 훌륭한 우익수라는 것엔 이견이 없다. 단지 로우리의 타격을 보는 순간 우익수 쪽에서 실책이 나올 것이라 직감했다”며 펜웨이파크의 특성상 흔히 나오는 실책이라 평했다.
[이치로. 사진 = gettyimageskorea/멀티비츠]
유병민 기자 yoob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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