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문학 고동현 기자] 2타수 무안타 2삼진. 하지만 이날 SK 선수들 중 타석에서 가장 큰 환호를 들은 선수는 다름아닌 안치용이었다.
SK 우타 외야수 안치용은 6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 7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장해 수비 하나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SK는 4안타만을 치고도 안치용의 결정적 수비 하나를 앞세워 2-1로 승리했다.
안치용은 수비보다 공격에 강점이 있는 선수다. 발도 빠르지 않을 뿐더러 어깨도 그리 강하지 않다. 그럼에도 이날 안치용이 선발 출장한 것은 SK 외야진에 공백이 생겼기 때문이다. 김강민은 시즌 초부터 빠져 있으며 임훈 역시 지난 경기에서 자신의 타구에 발등을 맞아 몸 상태가 좋지 않다.
붙박이 좌익수인 박재상도 허리 통증으로 4월 30일 1군에서 말소됐다. 지난 6차례 선발 좌익수 출장 역시 박재상 부상 이후가 대부분이었다. 김성근 감독의 '좌익수 안치용'은 그야말로 불가피한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었다.
이날 안치용은 수비에 비해 강점인 타격에서는 침묵했다. 첫 두 타석에서 모두 KIA 선발 트레비스 블렉클리에게 삼진을 당했다.
하지만 단 한 번의 수비로 2차례 삼진을 모두 만회하고도 넘어서는 활약을 펼쳤다. 때는 SK가 2-1로 앞선 7회초 1사 1, 2루. 앞선 상태이긴 했지만 김선빈에게 적시타를 내줬기에 경기 분위기는 완벽한 KIA 흐름이었다.
타석에는 타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범호. 지난 두 타석에서 연속 병살타로 물러났지만 결코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다. SK 마운드에는 흔들리는 정우람이 있었다. 정우람이 던진 공을 이범호는 정확히 받아쳤고 좌측 담장을 향해 날아갔다.
KIA 관중석은 환호했고 SK 관중석은 숨을 죽였다. 잠시 후 환호 소리는 전혀 다른 곳에서 들렸다. 이범호의 타구를 좌익수 안치용이 펜스 가장 높은 곳에서 점프 해 잡아냈기 때문. 이어 안타인 줄 알고 2루 바로 앞까지 향했던 1루 주자 김선빈까지 SK 중계 플레이에 횡사했다. 이닝 종료. 전광판에서 리플레이가 나오자 SK 관중석에서는 환호와 함께 '안치용'을 연이어 외쳤다.
이후 안치용은 이어진 7회말 타석에서는 풀카운트 끝에 볼넷을 골라내며 타석에서도 제 역할을 해냈다. 비록 타석에서는 볼넷 한 개가 전부였지만 안치용은 수비 하나로 정우람, 그리고 SK를 살렸다.
[SK 외야수 안치용.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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