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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훈남’ 배우 이선균이 후줄근한 트레이닝복에 비니를 쓰고 마포 일대를 종횡무진 돌아다닌다. 범인을 쫓다가 좁은 주택 건물 사이에 끼어서 도움을 청하는가 하면, 중국음식 그릇을 밟고 넘어질 뻔한 허술한 형사다.
극중 직업은 경찰대를 졸업한 서대문서 강력반 팀장 이지만 이선균의 모습은 덜 깎은 수염에 결혼 신혼집을 얻기 위한 전셋자금 3000만원 때문에 친구에 전화를 했다가 퇴짜만 연신 맞는다. 전작 ‘째째한 로맨스’를 통해 가진 것 없는 만화가로 변신하긴 했지만 영화 ‘체포왕’(감독 임찬익)에서 이선균은 ‘루저’의 끝을 보여준다.
이번 ‘체포왕’은 이선균의 첫 액션 연기이자 경찰대 출신이지만 가진 것이라고는 따뜻한 마음과 경찰로 의지만이 살아 움직이는 루저 아닌 ‘루저’ 역할이다.
이선균은 ‘체포왕’에서 ‘의찬’ 역할에 대해 “멋부리지 않은 연기”라고 평했다. 외양에 신경 쓸 것 없는 ‘의찬’의 모습은 오히려 연기에 대해 더 집중할 수 있는 기회였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멋 부리는 역할은 멋있어야 해요. 실제로 양복을 입으면 자세도 그렇고 편하지가 못하거든요. 하지만 ‘체포왕’에서 입은 트레이닝 복은 어디에 앉아도 되요. 이번에는 그런 캐릭터를 제가 입었기에 현장에서도 편했고, 표현방식도 다양해 졌죠”
대중들은 ‘파스타’나 ‘달콤한 나의 도시’ 등의 드라마의 이선균을 많이들 기억할 것이다. 실제로 드라마와 CF등을 통해 말끔한 마스크와 부드러운 목소리로 ‘훈남’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면서 스타덤에 올랐다. 그가 출연한 드라마는 기본적인 시청률을 보장 받았고, 지금도 이선균에 대한 대중의 선호도는 높다.
이선균 이 같은 드라마의 성공과 폭넓은 영화 선택에 대해 오히려 “50%드라마도, 1천만 영화도 없었다”고 스스로를 낮춰 말했다.
“분명히 저는 대흥행배우는 아니에요, 하지만 두 가지는 분명히 합니다. 드라마는 대중적인 코드가 분명히 있고, 이번 ‘체포왕’과 전작 ‘째째한 로맨스’는 상업적 코드가 분명한 영화거든요. 제작자의 조건에 충실하고자 노력을 많이 하고 연기에 임하죠. 하지만 ‘옥희의 영화’ 같은 작품은 출연료가 적더라도 다양한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에 병행을 합니다. 이런 부분들을 좋게 봐주시는데, 저 또한 이 같은 행보가 재미 있더라고요”
인터뷰 말미에서 이선균은 이번 작품에서 함께한 박중훈과의 ‘대결’에 대해 묻자 손을 내저으며 겸손함을 보인다.
“저와 박중훈 선배는 나이는 9살 차이지만 체감차이는 20년이 나는 것 같아요. 제가 초등학교를 다닐때 영화배우 주인공이셨거든요. 분명 대선배고 극 중 역할 또한 저는 풋내기 팀장이고 박중훈 선배는 매일 체포왕을 하는 남자에요. 내가 할 수 있던 것은 패기 있게 기 죽지 않으려고 하는 것 뿐이었죠. 박중훈 선배를 이겨야 겠다 보다는 기죽지 않으려고 노력 많이 했습니다”(웃음)
영화 ‘체포왕’은 박중훈, 이선균 이성민, 김정태가 주연하고, 임찬익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으로, 체포왕이 되기 위해 실적 싸움을 하는 형사 재성(박중훈 분)과 의찬(이선균 분)의 대결을 다뤘다.
경찰대 출신으로 서대문 경찰서 강력 3팀장으로 부임한 의찬은 오자마자 ‘황구렁이’라 불리는 마포서 강력반 체포왕 재성에게 실적을 뺏기는 등 고충을 겪게된다. 시작부터 심상치 않던 이들은 마포와 서대문 일대에 걸쳐 수십명을 성폭행하는 마포 발바리를 잡기 위해 경쟁을 벌이게 된다.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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