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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하진 기자] "저도 한때는 무표정한 소녀였어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2011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김연아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언제나 밝은 표정으로 임했다. 하지만 현재 피겨 유망주들에 대한 질문을 받은 김연아는 생글거렸던 모습과는 달리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대답을 위해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김연아는 "지금 어린 선수들이 기술적으로 기초적인 것은 많이 발전을 했다. 더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하면서도 부족한 점을 짚어주는 것을 잊지 않았다.
이어 "연기할 때 쑥스러움이 많은 것 같다. 동양 선수의 특징인지 아니면 자신감이 없는 건지 혹은 자신의 재능을 잘 모르는 건지. 그걸 끄집어 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는데…"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같은 아쉬움은 김연아 본인이 겪어본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이었다. 현재 김연아가 대회에서 혹은 방송 CF에서 연예인 못지 않은 표정을 보여주던 그녀의 과거가 무표정한 소녀였다는 것이 쉽게 믿기지는 않는다.
김연아가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는 이유는 단순히 그녀가 낸 성적 때문이 아니다. 그녀가 은반위에서 펼치는 연기는 많은 사람들이 흠뻑 빠져들게 한다. 연기는 우아한 몸짓만이 아니라 바로 그녀의 다양한 표정이다. 비인기 종목이었던 피겨를 홀로 알리면서 국민들에게 감동을 안겨준 김연아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상징이 되었다.
이 때문에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그녀의 13개월만의 컴백은 많은 관심을 모았다. 아쉽게 은메달을 차지하긴 했지만 김연아의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이었던 '오마주 투 코리아'는 많은 의미를 부여했다. 점프에서 실수로 기술 점수는 많이 받지 못했지만 예술점수(66.87점)는 다른 선수들이 따라오지 못할 정도로 기록했다.
당시 세계선수권대회 취재를 한 외신 기자 중 한 명은 "둘째날 프로그램은 좋았다. 놀라웠다"며 그 프로그램의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대회가 자신이 취재하는 44번째 대회라는 이 베테랑 기자도 김연아의 예술성을 인정한 셈이다.
세계선수권을 마친 김연아는 국내 팬들을 만나기 위해 서둘러 한국으로 향했다. 한국에서 아이스쇼에 참가한 김연아는 새 갈라 프로그램인 '피버'를 선보였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입은 부상 때문에 점프를 선보이지는 못했지만 '피버'를 본 피겨팬들은 "지금까지 본 갈라 프로그램 중에 최고다"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김연아의 아이스쇼를 관람한 프로농구 전주 KCC 허재 감독도 "김연아는 운동 선수를 넘어선 스타급이더라"라며 칭찬을 표했다.
이번 갈라 프로그램 '피버'에서 김연아는 지금까지 본인이 보여줬던 모습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관능미까지 보여준 것이다. 김연아는 더 이상 보여줄 것이 더 있을까라고 생각했을 때 새로운 프로그램과 새로운 매력으로 관객들을 감동시킨다.
다행히 김연아는 다음 시즌에서도 선수 생활을 계속할 예정이다. 김연아가 보여줄 또 다른 매력을 기다리는 피겨팬들은 이제 기다림도 즐거워질 전망이다.
['피버'를 선보이는 김연아-2005년 당시의 김연아-'오마주 투 코리아' 김연아(위부터 순서대로). 사진 = 마이데일리 DB]
김하진 기자 hajin0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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