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왜 부장으로 고속 승진했는지를 보여주는 한 판이었다.
한화 우완 투수 안승민은 15일 대전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승리투수가 됐다. 6⅔이닝 4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2승(2패)째를 거뒀다.
안승민의 별명은 얼마 전까지 '안 과장'이었다. 이제 프로 2년차인 1991년생으로 실제 나이보다 노련미 넘치는(?) 외모를 갖고 있기 때문. 하지만 이제는 '안 과장'이 아닌 '안 부장'으로 불러야 할 것 같다. 얼마 전 수장인 한대화 감독이 좋은 투구를 펼친다며 "계장으로 시작해 과장에 이어 이제는 부장이다"라고 말했기 때문. 승진 인사(?)를 발령한 것이다.
15일 경기에서 안승민은 승진 자축쇼를 펼쳤다. 4회까지 삼성 타선을 퍼펙트로 막는 등 경기내내 삼성 타선을 제압했다. 7회 들어 볼넷에 이어 최형우에게 투런 홈런을 내준 것이 유일한 아쉬움.
이러한 노련미 넘치는 투구는 비단 이날 경기 뿐만 아니다. 안승민은 외모에 걸맞은 안정적인 투구를 시즌내내 선보이고 있다. 노련미 넘치는 투구의 원동력은 안정된 제구력과 신예답지 않은 마인드에 있다.
한화의 많은 젊은 투수들은 제구 부분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안승민은 예외다. 올시즌 안승민은 40이닝을 던지는 동안 단 10개의 볼넷만을 내줬다. 한 경기 최다 볼넷도 3개에 불과하다. 그것도 단 한 차례다. 삼진은 29개를 잡아내 탈삼진:볼넷 비율이 3:1에 가깝다. 안정적인 제구가 있기에 한 이닝당 투구수도 16개로 많지 않다. 이는 류현진의 16.3개보다도 적은 수치다.
성숙한 마인드도 그의 장점이다. 15일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7회 볼넷과 홈런이 아쉽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최형우 선배님이 잘 친 것이기 때문에 맞은 것은 의미가 없다"며 "다만 그 전에 볼넷을 내준 부분이 아쉽다"고 말했다. 그가 왜 부장으로 고속 승진할 수 밖에 없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여기에 대부분의 신예급 투수들은 주자가 없을 때와 위기 상황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안승민의 경우 제구력과 마인드가 더해지며 위기 때 오히려 강해졌다.
평상시 피안타율은 .297지만 득점권 피안타율은 .200에 불과하다. 범위를 넓혀 주자없을 때는 피안타율이 .323에 이르지만 있을 때는 .262로 훨씬 낮다. 6차례 만루 위기에서도 단 한 차례만 안타를 내줬다. 나머지 5번은 모두 범타로 막아냈다.
이렇듯 마운드에서 노련미 넘치는 모습과 달리 15일 경기 후 방송 인터뷰를 마친 뒤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세요"라고 인사를 건네며 반전 드라마를 선사했다. '선수' 안 부장과 '마운드 밖에서의' 21살 청년 안승민은 전혀 다르다는 것을 마음껏 선보였다. 야누스의 매력을 갖춘 안승민이다.
[사진=한화 안승민]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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