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함태수 기자] 시즌 첫 4연패. 김경문 감독은 이를 "총체적 난국"이라고 표현했고 전문가들은 "투타의 동반 부진"이라고 말했다.
순항하던 두산의 야구가 침몰했다. 13승 1무 7패(4월 30일까지)였던 성적은 어느덧 17승 2무 19패가 됐다. 1113일 만에 기록한 6위. 여전히 낯설다. 두산의 야구는 원래 끈질긴 야구였다. 팀이 지고 있어도 타자들이 물고 늘어졌다. 또 마운드는 뒤집은 경기를 끝까지 지켜냈다. 하지만 5월 들어 무기력한 플레이가 반복됐고 올 시즌 영봉패(7번)가 8개 구단 중 가장 많다.
그러나 김 감독은 웃음을 잃지 않고 있다. 선수들 역시 하고자 하는 의욕이 넘친다. '설마'라는 자만심이 3위를 만들었고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조급함이 6위를 만들었다면 이제는 '반전'이라는 단어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두산은 지난 20일부터 대구에서 삼성과 주말 3연전을 치렀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만나 명승부를 펼친 두 팀. 이번에도 3게임 모두 한 점차 이내의 접전을 펼쳤다. 두산은 삼성과의 3연전을 1무 2패로 마감했다. 한화와의 주중 3연전에서 1승 뒤 2패를 당한 두산은 이로써 4연패에 빠졌다.
5월 성적과 팀 분위기를 볼 때 뼈아픈 4연패임이 틀림없는 상황. 하지만 김 감독은 달라진 선수들의 자세와 모습에 박수를 보냈다. 김 감독은 지난 20일 경기에서 9회말 신명철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4-5 역전패를 했을 때 "그래도 좋은 경기를 했다. (5월 팀이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데) 언젠가 이 매듭이 풀릴 것"이라고 했다.
또 21일 4시간 13분의 혈투 속에 7-7 무승부를 거뒀을 때는 "오늘 경기로 힘이 생길 기회가 만들어졌다"고 했으며, 22일 1-5로 뒤지던 경기를 4-5까지 따라붙자 "총체적인 난국을 해쳐나갈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평했다.
역시 두산 특유의 끈질긴 야구가 살아난 것에 김 감독은 큰 의미를 부여했다.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상대 마운드를 물고 늘어지는 맛. 두산의 맛이 살아난 것이다. 이번 3연전에서 손시헌(오승환) 최준석(안지만,배영수) 이원석(권오준)은 나란히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는 홈런을 터뜨렸다. 또 그동안 부진했던 이성열도 확실히 살아난 모습이다.
문제는 역시 마운드. 선발진은 사실상 니퍼트-김선우-이용찬 뿐이고 중간 계투진은 과부화가 걸렸다. 선발이 6이닝 이상을 책임지지 못하니 그 부담이 고스란히 중간 계투진에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그래도 연일 호투하고 있는 정재훈, 13일만에 1군으로 복귀한 임태훈의 존재는 앞으로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총체적인 난국을 해쳐나갈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김 감독의 말도 그런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타선이 정상 궤도에 진입한 가운데, 마운드가 제 자리를 찾을 것이라는 믿음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전제 조건이 있다. 평소 김 감독이 주문하는 것 처럼 마운드에서 강인한 모습을 보여야만 한다. 현재 두산 '마운드'에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마인드'이기 때문이다.
[김경문 감독]
함태수 기자 hts@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