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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고 최진실의 모친 정옥숙씨가 27일 방송될 MBC 휴먼 다큐 '사랑-진실이 엄마'편을 통해 그동안 숨겨진 가족 이야기를 공개한다.
정 씨는 '사랑'과의 인터뷰에서 "아직도 우리 진실이나 진영이가 이 세상에 없다는 생각이 안 들어요. 아침에 눈을 뜨면 '이게 꿈이겠지? 설마 우리 딸하고 아들이 이 세상에 없을까?' 자식들한
테 내가 사랑을 너무 많이 받은 것 같고, 나만 행복했던 것 같고. 그런게 다 미안해요"라고 말했다.
스물 한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남편을 만나 가정을 꾸렸던 정옥숙씨. 700만 원 짜리 전셋집이 평생의 소원일 정도로 소박한 삶을 꿈꿨지만, 가정에 충실하지 못했던 남편 탓에 생활은 늘 곤궁했고, 마음은 허전했다.
칼날 위에 서 있는 것처럼 늘 위태위태했던 어머니의 신산스러운 삶을 지탱해 준 것은 진실과 진영 두 남매였다. "나는 꼭 엄마 같은 엄마가 될거야"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던 밝고 티 없던 딸 진실씨와, 엄마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 남몰래 쇠 깎는 공장에서 일하기도 했던 속
깊은 아들 진영씨. 두 남매는 어머니 정옥숙씨가 살아가야 할 이유였고, 버팀목이었다.
월세가 밀려 한 평 남짓한 쪽방에서 쫓겨나 친정집 연탄광에 스티로폼을 깔고 며칠씩 기거했을 만큼 가난했던 지난 날. 몸은 춥고 고단했지만 양 팔에 끼고 있던 딸과 아들이 있어 그렇게 행복할 수 없었다던 어머니. 그러나 그에게 연인이었고, 남편이었고, 친구였고, 때로는 당신 자신이었던 딸과 아들은 이제 가고 없다.
최진실과 최진영, 두 사람은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연예인 남매였다. CF로 하루아침에 신데렐라가 된 최진실으 이후 연예계 최정상의 스타로 20년을 군림했다. 최진영 또한 연기자로 데뷔한 이후 스카이라는 예명으로 앨범을 발표해 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이들의 연예계 생활은 동화와는 거리가 멀었다. 시도 때도 없이 나도는 근거 없는 소문들, 언론과 대중의 집요한 관심으로 인한 사생활 침해,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인해 늘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
특히 이혼의 아픔을 겪어야 했던 진실씨는 딸 준희를 낳고 아이가 두 살이 될 때까지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할 정도로 세상의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 했다. 다시는 재기하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과 초조가 그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이를 옆에서 지켜보는 어머니와 최진영의 마음도 괴롭기는 매한가지였다.
"맨날 언론에 여기 틀면 여기 나오지, 저기 틀면 저기 나오지. 정말 너무 못 살겠어서 TV도 안 보고 신문도 안 보고 다 끊어 버렸어요.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면 너무 우리 환희 엄마가 불쌍해서 이 몸이 다 녹아버리는 것 같아요"
결국 두 남매는 고통을 이겨내지 못하고 극단적인 방법으로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는 그것을 막지 못한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 두 자식의 이른 자살은 너무 일찍 떠나간 두 자식들에게 못해 준 것만이 떠올라 정옥숙씨를 괴롭혔다.
본인의 팔자를 최진실에게 대물림 해 준 것은아닌지, 왜 힘들어하는 진영씨를 한 번도 따뜻하게 안아주지 못 했는지, 불우했던 유년 시절이 자식들을 벼랑 끝으로 내몬 것은 아닌지. 후회와 자책으로 잠 못 드는 밤이 계속됐다. 어머니에게는 살아 있다는 것이, 이 하루하루가, 지옥이다.
"내가 이거를 어떻게 사나? 이렇게 달랑 세 식구가 어떻게 살아 나왔는데. 정말사랑하는 이 딸과 아들을 보내고 내가 어떻게 살겠나. 따라가야지. 그냥 따라가야 된다는 그 생각만 가슴 속에 가득했어요"
한편 '사랑-진실이 엄마'편은 27일 오후 11시 15분 방송된다. 방송의 내레이션은 아나운서 김주하가 맡았다.
[사진 = MBC 제공]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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