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두산의 서동환이 데뷔 이후 첫 선발승이자 5년 1개월 14일 만에 통산 2승째를 신고했습니다. 4회 쏟아지던 비도 차츰 사그라지면서 서동환의 선발승을 완성해 주는 진풍경기 연출되기도 했죠. 그러고 보면 선발 투수에게 5회는 참 힘든 이닝입니다.
이날 서동환은 잘 던지다가 5회 갑자기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서동환은 5회까지 팀이 4-1로 앞서며 승리 투수 요건에 아웃 카운트 단 세 개만을 남겨두고 있었습니다. 첫 타자 정상호에게는 중전 안타, 뭔가 이상한 분위기가 감지됐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대타 안치용을 2루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한 숨을 돌렸죠.
문제는 다음 타자 박진만이었는데 6-4-3 병살타로 처리할 수 있는 평범한 타구가 두산의 유격수 김재환 앞에서 불규칙 바운드가 일어나며 상황이 급변했죠. 결국 1루 주자 정상호는 아웃됐고 박진만은 살았습니다.
이후 긴장했기 때문일까요. 서동환은 박진만에게 도루를 허용한 데 이어 1번 박재상은 볼넷으로 내보냈습니다. 또 대타 박재홍의 타석 때는 2구째 변화구가 손에서 일찍 빠지며 와일드 피치가 나왔습니다.
2사 2,3루의 위기. 큰 것 한 방이면 데뷔 첫 선발승이 날아갈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나 긴장하던 서동환은 박재홍을 유격수 라인드라이브 아웃으로 처리하며 결국 승리 투수가 됐습니다. 잘 맞은 타구였지만 유격수 정면으로 가는 행운도 따랐죠.
그렇다면 5회를 마친 서동환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요. LG에서 같이 선수 생활을 했던 한 선수는 "마운드에서 선 순간 지하철이 지나가는 진동이 다 느껴졌다. 또 포수의 미트는 정말 콩알만하게 보였다"라고 표현하더라고요. 그만큼 긴장했다는 증거겠죠.
또 이 선수는 "잘 던지다가도 팀이 점수라도 뽑아주면 어깨에 힘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인간으로서 어쩔 수 없지 않겠냐"며 "다리도 후들거린다. 참 5회를 넘기기가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따지고 보면 1승을 하기란 여간 힘든일이 아닙니다. 그들에게는 강한 심장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데뷔 첫 선발승을 따낸 서동환.]
함태수 기자 ht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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