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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선애 기자]MBC ‘위대한 탄생’이 끝났다. 최근 MBC를 대표한 2개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과 ‘나는 가수다’ 중 하나는 최종 우승자 백청강을 남기고 종료했다. 그런데 그 자리에 또 하나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들어간다. ‘댄싱 위드 더 스타’, 이번엔 노래가 아니라 댄스로 대결을 펼친다.
바야흐로 방송계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시대가 도래했다. ‘무한도전’, ‘1박2일’ 같은 리얼 버라이어티가 쏟아져 나오다가 ‘세바퀴’, ‘강심장’과 같은 집단 토크쇼로 흐름이 바뀌더니, 이젠 방송사마다 너도나도 서바이벌 프로그램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위대한 탄생’이 종영한 현 시점에 방송 3사에서는 3개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다. MBC ‘우리들의 일밤’의 두 코너 ‘나는 가수다’와 ‘신입사원’, SBS ‘일요일이 좋다’의 ‘김연아의 키스앤크라이’가 그것이다.
여기에 KBS가 오는 4일부터 방송될 '자유선언 토요일'을 통해 ‘나는 가수다’의 아이돌 버전, ‘불후의 명곡2’와 '밴드 서바이벌 탑 밴드'로 서바이벌 프로그램 대열에 합류한다. 또 KBS는 24일부터 글로벌 리더를 뽑겠다는‘도전자’ 방송을 시작, 이달 안에만 3개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론칭한다.
SBS도 24일, ‘도전자’가 첫방송하는 바로 그날 연기자 오디션 프로그램인 ‘기적의 오디션’을 시작한다. 두 방송사에서 같은 날 각기 다른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동시에 선보이며 제대로 한 판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의 프로그램에 tvN ‘코리아 갓 탤런트’ 같은 케이블채널 프로그램까지 합치면, 6월에 새로 시작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6개나 된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난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서바이벌 프로그램, 오디션 프로그램의 재미는 ‘1등’과 ‘꼴찌’를 뽑는다는 것에 있다. 참가자 중 최고의 실력임을 인정받는 1등이 누구일지, 반대로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고 떨어지는 사람은 누구일지, 가슴 두근거리는 긴장 속에서 지켜보는 것이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묘미다. 여기에 참가자들의 안타까운 개인사나, 심사위원의 날카로운 독설은 재미를 더욱 극대화 시키는 요소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기저에는 ‘경쟁’이 깔려있다. 어렸을 때부터 가정과 학교에서 1등만을 강요받던 대한민국 사회가, 이젠 TV마저 자연스레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물론 ‘나는 가수다’처럼 순위보단 경연에 참가한 가수들 모두가 박수받는 프로그램도 있다. 그런데 이런 프로그램도 순위가 의미없는 것은 아니다. 1등과 꼴찌를 뽑고 탈락자를 추리는 이상, 시청자들은 순위에 연연할 수 밖에 없다.
경쟁을 당연시하게 된 시청자들은 심지어 경쟁에 참여할 ‘자격’마저 따지게 됐다. ‘나는 가수다’의 옥주현 출연논란을 비춰봤을 때, 경쟁에 대한 시청자들의 예민함이 얼마나 극대화 되고, 극악화 되고 있는지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이젠 “넌 경쟁할 자격이 없어”라는 잣대까지 들이대는 수준까지 온 서바이벌 프로그램. 물론 TV는 ‘순위가 의미없는 아름다운 경쟁’을 추구한다지만, “1등 아니면 안돼”를 부르짖는 한국 사회에서 그런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이룰 수 없는 이상일 뿐이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난무는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을 더욱 부추기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키스앤크라이'의 김연아-'나는 가수다'-'불후의 명곡2' 출연진. 사진 = SBS, MBC 제공, 마이데일리DB]
강선애 기자 sak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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