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함태수 기자] 엄살은 김성근 감독만 하는 것이 아니다. 요즘 한화와의 경기를 앞둔 7개 구단 감독들은 하나 같이 "걱정이다"라고 입을 모은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한화는 먹잇감에 불과했다. 일찌감치 최약체로 평가되며 반드시 이겨야 하는 팀으로 분류됐다. 만약 지기라도 한다면 1패 이상의 충격을 받는 느낌. 한화가 꼭 그랬다.
한대화 감독은 이를 "상대팀들이 한화만 보면 잡아먹으려고 달려들어 걱정이다. 꼭 1,2 선발이 한화전에 투입된다"며 "우리팀처럼 외국인 투수를 많이 상대한 팀도 없을 것이다"라고 표현했다. 또 그는 "지난 시즌 보다 타선이 약해졌고 불펜에는 박정진 외에 믿을 만한 투수가 없다. 다른 구단의 투수들을 보면 참 부럽다"고 우스개 소리로 말했다.
그러나 현재 한화의 상승무드는 심상치 않다. 연일 패색이 짙던 경기를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끈끈한 맛을 보여주고 있다. 한화는 지난 31일부터 홈구장인 대전에서 삼성과의 주중 3연전을 치렀다. 결과는 2승 1패. 최대 -12까지 벌어졌던 승차를 어느덧 -8(21승 1무 29패)까지 줄였다. 또 급격한 상승세를 타며 6위 두산에는 2게임차로 접근했다.
무엇보다 팀컬러가 변한 것이 고무적이다. 예전의 한화는 김태균-이범호-김태완 등 한 방에 의존하던 팀이었다. 끈끈한 맛이 있기 보다는 시원스런 맛이 있었다. 마운드에서는 류현진 홀로 고군분투했는데, 이제는 상황이 변했다. 젊은 투수들이 꾸리는 한화의 선발진은 결코 다른 팀 부럽지 않다.
이는 최근 승리한 경기를 보면 잘 나타난다. 지난달 18일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한화는 김선우(두산) 서재응, 로페즈(KIA) 글로버(SK) 차우찬(삼성)을 상대로 모두 승리를 챙겼다. 물론 상대 구원진을 공략해 역전승을 거둔 경기도 몇 차례 있지만, 일단 경기를 대등하게 끌고 나가는 점이 확실히 달라졌다. 또 기싸움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이다.
야구 전문가들은 시즌 초반 "한화가 좀 잘해야 올 시즌 프로야구가 재밌어 진다"고 입을 모았다. 4월 한 달간 연패의 늪에 허덕이는 모습을 보면 그럴 만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7개 구단 감독이 만나기 싫어할 만큼 한화는 무서운 팀이 됐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순위 싸움이 펼쳐지고 있는 2011 프로야구. 6월 순위는 한화한테 달렸다는 말이 솔솔 나오고 있다.
[한화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DB]
함태수 기자 ht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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