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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MBC '불만제로'가 순대의 불편한 진실을 추적한다.
돼지 창자에 당면, 채소, 선지 등을 넣고 양념해 삶아 익힌 음식, 순대. 평안도, 함경도의 아바이 순대부터 충청도 병천순대, 전라도 암뽕순대까지 지역마다 특색을 담고 전통성까지 갖추고 있다. 특히 저렴한 가격에 누구나 쉽게 먹을 수 있어서 대표적인 서민음식으로 통한다. 하지만 순대 제조 과정의 위생이 의심스럽다는 제보가 많아 '불만제로'는 순대 제조과정의 실체를 낱낱이 파헤쳤다.
'불만제로' 제작진은 제조과정을 확인하기 위해 순대를 만드는 업체 총 22곳을 찾아가봤다. 일부 업체에서 목격한 순대 제조 현장은 놀라웠다. 작업 중 수시로 공장 안으로 드나드는 고양이, 다 삶아진 순대를 말리는데 사용되는 선풍기에 덕지덕지 앉은 먼지, 작업 장 안에서 담배피우는 사람까지. 심지어 재료 손질부터 완제품까지 맨손으로 작업하는 곳도 많았다. 게다가 순대의 껍질이 되는 소창은 씻기 힘들기 때문에 깨끗이 세척해야 하지만 장갑도 착용하지 않은 채 물에 헹구기만 하는 곳도 있었다.
일반적으로 소비자가 접하게 되는 순대는 먼저 공장에서 완제품을 만들고, 최종 판매 단계에서 한 번 더 가열해 먹는 방식이다. 제작진은 공장에서 만들어진 진공포장 제품과 가열 후 분식집에서 판매되는 순대 각각 5개를 수거해 세균실험 해봤다.
그 결과 진공포장 제품 5개 중 3개에서 대장균과 식중독의 원인이 되는 황색포도상구균이 기준치를 초과해 발견됐다. 심지어 대장균과 황색포도상구균이 기준치의 100배 이상 초과한 제품도 있었다.
즉석조리식품으로 분류되어 75도 이상 재가열해 먹어야 하는 순대. 하지만 한 번 더 가열해 판매하는 분식집 다섯 곳 중 한 곳의 순대에서도 대장균과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됐다. 순대를 다시 한 번 삶는 과정에서 살균이 되므로 삶아서 54도 이상의 고온을 유지해 보관하면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삶기 전 순대 자체에 황색포도상구균이 다량 있는 경우, 균은 사라져도 독소는 남아 있어 안심할 수 없다고 경고한다.
순대 제조과정을 취재하는 동안 '불만제로'에 포착된 보다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순대의 거뭇거뭇한 색의 비밀이자 순대 속 재료의 결착력을 높이고, 철분 함량을 높여 영양을 살려주는 돼지 피였다.
순대의 핵심, 돼지 피의 유통과정 및 관리 실태가 수상했다. '불만제로'는 돼지 피가 도축단계부터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불만제로' 취재 결과 다른 재료들보다 미생물 번식 우려가 커 주의 깊게 관리해야 하는 혈액이지만 도축단계에서 식용으로 사용할 돼지 피를 별도로 추출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돼지 몸을 따라 흘러내리는 혈액을 그대로 모으는 것이 전부였다.
더구나 돼지 피를 사용하는 최종단계인 순대 공장에서는 물론, 도축장, 중간 도매 유통과정에서 돼지 피의 보관기간도 제각각이었다. 보관 온도와 위생 상태 역시 업체마다 모두 제각각이었다. 심지어 어떤 업체는 여러 가지 분변이나 이물질이 흡입된 돼지 피를 재활용한 폐식용유 통에 담아 버젓이 유통하고 있었다. 다른 곳에서는 밀봉도 하지 않고 상온에서 혈액을 방치하고 있는 어이없는 광경도 있었고 최소 하루 이상 숙성하거나 한 달 이상 냉동시켜 보관하는 곳도 있었다.
'불만제로'에서는 실제 순대 제조업체에서 쓰는 상태와 동일한 돼지 피 7개, 업체에서 실제 사용 중인 것 2개, 전날 도축장에서 받은 제품 2개, 총 11개의 선지에 대해 대장균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는 예상보다 훨씬 충격적이었다. 축산물 위생관리법에 따르면 식용으로 유통 중인 돼지피의 경우 1g당 만 마리 이상의 대장균이 검출돼서는 안 된다. 하지만 11개의 돼지피 중 대장균의 기준치를 넘는 것은 무려 9개였다. 그 중 유통업체에서 구입해 이틀 동안 냉동한 선지와 실제 순대 공장에서 사용하려고 보관중인 돈혈에서 1g당 10만 마리 이상의 대장균이 검출됐고 최고 기준치의 16배 이상의 대장균이 검출된 것도 있었다.
순대 제조업체와 유통 업소에서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 실정, 웰빙 먹을거리로 믿고 먹었던 순대의 비위생적인 제조 과정과 돈혈의 유통 실태를 '불만제로'에서 고발한다. 방송은 8일 오후 6시 50분.
[사진 = MBC]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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