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목마른 첫승, 9일 넥센전서 또 물거품'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이번만큼은 꿈에 그리던 첫 승이 이뤄지는 듯 했다. 하지만 결국 첫 승을 향한 기다림은 끝나지 않았다.
수 많은 선수들이 스타를 꿈꾸며 프로 유니폼을 입는다. 1군 선수를 넘어 스타로 발돋움하는 선수들도 있지만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유니폼을 벗는 투수의 숫자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
프로 8년차인 SK 우완투수 윤희상 역시 1군 무대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선린인터넷고를 나온 뒤 2004년 2차 1번(전체 3번)으로 SK 유니폼을 입을 때만 해도 그는 큰 기대를 받았다. 2억원이란 계약금 액수가 당시 그에 대한 기대치를 드러낸다. SK 불펜 핵심이 된 정우람이 당시 윤희상에 이어 지명된 선수였다.
2005년부터 승승장구한 정우람과 달리 윤희상은 데뷔 8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야구팬들에게 생소한 이름이다. 2004년 11경기, 2005년 3경기에 모습을 드러낸 이후 부상까지 겹치며 그라운드에서 자취를 감췄다. 2009년 SK에 복귀했지만 그가 설 공간은 많지 않았다. 2009년 1경기, 2010년 4경기가 1군 출장의 전부였다. 지난해까지 19경기에 나서 승없이 3패만을 안았다.
올시즌 들어 그는 자신의 입지를 점차 넓히고 있다. 덕분에 데뷔 첫 승 기회도 일주일 사이에 두 번이나 찾아왔다. 윤희상은 2일 문학 두산전에서 1-2로 뒤진 5회부터 마운드에 올랐다. 그는 2이닝동안 두산 타선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그 사이 정근우의 역전 3점포가 터지며 팀이 4-2로 역전했다.
그대로 경기가 끝난다면 윤희상의 데뷔 첫 승도 이뤄질 수 있었다. 하지만 믿었던 불펜진이 8, 9회 무너졌고 팀은 4-5로 역전당했다. 9회말 터진 김연훈의 끝내기 홈런으로 팀은 승리했지만 윤희상에게는 진한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9일 목동 넥센전 역시 마찬가지. 그는 팀이 3-8로 뒤진 3회부터 이재영으로부터 마운드를 이어받았다. 윤희상은 3회부터 6회까지 넥센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그 사이 SK는 9-8로 역전에 성공했다. 역전에는 타선의 힘도 있었지만 '추격조'로서 100% 역할을 해낸 윤희상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필승계투조'가 그의 승리를 완성시키지 못했다. 9회들어 정대현이 역전을 허용하며 윤희상의 프로 통산 첫 승도 자연스레 물거품됐다.
누군가에게는 언제든지 할 수 있는 1승이며 '선발승'도 아니지 않느냐며 평가절하 당할 수도 있지만 그에게 1승은 지난 8년간의 시간이 응축된 결과물이다. 윤희상이 지난 두 차례 아쉬움을 딛고 프로 첫 승을 언제쯤 달성할 수 있을까.
[SK 윤희상.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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