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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도쿄 박민 통신원] 오랜만의 휴식이 독이 아닌 약이 됐다. 프로 데뷔 후 유래 없는 부진을 겪었지만 시애틀의 이치로는 변하지 않은 클래스를 다시금 증명하고 있다.
일본 스포츠닛폰은 14일 오전 기사로 전날 열린 시애틀 마리너스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경기 소식을 보도했다. 이 경기에서 이치로는 5회의 동점 적시타를 포함한 2안타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11일 255경기 연속 출장이 정지된 후 이튿날부터 2경기 연속 멀티 안타를 기록 중이다. 단 하루 간의 휴식이었지만 타격과 정신자세 모든 것이 바뀐 느낌이다.
올 시즌 이치로는 오른쪽 다리를 살짝 열린 오픈 스탠스로 임했다. 자세를 바꾼 탓에 최근 들어 볼에 손대는 일이 잦았지만 하루 간의 휴식 후 자세는 그대로 둔 채 타이밍을 좀 더 빠르게 가져가는 타격으로 수정했다. 덕분에 한층 날카로운 스윙이 가능하게 됐고 결국 이 날 경기에서도 2안타를 기록했다. 특히 5회 2사 2루의 찬스에서 외곽을 노린 슬라이더를 받아쳐 안타를 만든 장면은 지금껏 이치로가 좋은 컨디션 때 보여준 타격 자세 그대로였다.
결국 경기는 시애틀의 7-3 승리로 끝났다. 시애틀 감독 에릭 웨지 감독은 찬스에서 점수를 뽑은 이치로의 활약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팀에게 큰 안타였다. 공을 치는 타이밍과 궤적, 스윙의 깔끔함 등이 그가 점차 나아지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좋은 조짐이다”라고 말해 이치로가 점차 본래의 색을 찾고 있음을 반겼다.
경기 후 이치로는 언제나 그랬듯 담담했다. 그는 “팀 내 분위기도 평상시와 다를 바 없다. 그것이 일반적이다. 강한 정신력은 마음 속에 숨겨 두는 것이다”라고 말해 지금의 슬럼프를 조용히 이겨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날 두 개의 안타를 보탠 이치로는 지금껏 총 66게임에서 70안타를 기록했다. 지금까지의 기록으론 시즌이 끝날 때까지 171개의 안타밖에 기록하지 못하게 된다. 나머지 96경기에서 130안타를 기록하기 위해선 1경기 평균 1.35개의 안타를 기록해야 한다. 3연전에서 4안타 이상이 요구되는 것이다.
지금껏 메이저리그 통산 이치로의 한 경기 평균 안타가 1.37개라는 점을 볼 때 기록상으론 충분히 200안타가 가능한 상황이다. 문제는 슬럼프를 확실히 이겨내는 것이다. 지난 5월 지독한 부진을 겪은 이치로가 얼마나 빠른 부활에 성공할 수 있을지 상황은 점차 흥미로워지고 있다.
[이치로. 사진 = gettyimageskorea/멀티비츠]
김주영 juny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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