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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지난해 케이블채널 엠넷 '슈퍼스타K2'에서 커밍아웃한 박우식(28)씨가 방송 후 자살 결심까지 했다고 고백했다.
박우식씨는 지난해 7월 '슈퍼스타K2'에 출연해 자신이 동성애자란 사실을 밝힌 뒤 심수봉의 '미워요'를 불렀다. 하지만 박씨는 예선에서 탈락했고 방송 후 네티즌들의 악플에 시달리기도 했다.
방송 후 약 1년이 지난 15일 오후 박씨는 마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슈퍼스타K2' 방송 이후 많이 힘들었고, 주위 사람에게 많은 질타를 받았다"며 "자살하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 두면서 생활이 너무 어려웠다. 우울증으로 자살까지 결심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취업이 됐다가 하루 만에 잘린 적도 있다. TV에 나와서 같이 일하기 힘들겠다는 식으로 말하더라"며 "직장이 안 구해질 때가 많았다. 그 때가 상심이 컸다. 친척에게 손도 벌리게 되고 힘들게 지냈다"고 전했다.
또한 박씨는 "요즘에도 지하철을 타면 사람들이 알아본다"며 "내게 손가락질을 하는 등 따가운 시선이 두려웠다"고 말했다.
특히 박씨는 오히려 자신과 같은 성소수자들의 비난이 견디기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박씨는 "다른 동성애자들이 나보고 동성애자 망신을 시켰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이어 박씨는 "커밍아웃을 친구나 주위 사람에게 할 수는 있지만 공개적으로 TV에 나와서 한다는 것은 큰 각오가 아니면 할 수 없다"며 "그런 분이 있다면 말리고 싶다. 그만큼 나도 힘들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시선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박씨는 지난 3월부터 한 연예기획사 홍보팀에서 일하게 됐다며 "내가 동성애자란 사실을 직장에서 다른 사람들도 알고 있다. 하지만 내가 열심히 일하니까 인정을 해준다"고 밝혔다.
특히 다시 한번 자신의 이름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지 않겠냐는 우려에도 박씨는 "(다시) 화제가 된다고 해서 힘들거나 한 것은 없다. 힘든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이제는 담담하게 지내려고 한다. 평범한 사람으로서 내 소신을 밝힌 것 뿐이다"고 말했다.
끝으로 박씨는 "사람들이 이상한 사람으로 보지 않고 성소수자의 한 사람으로서 봤으면 좋겠다. 동성애자가 나쁜 것도 아니고 사람을 해치는 것도 아니다. 단지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것 뿐이지 이상한 사람으로 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전했다.
[박우식씨. 사진 = 엠넷 화면 캡쳐]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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