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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남안우 기자] 가수들이 서야 할 자리, 바로 그 무대가 가수들을 두려움에 떨게 하고 있다. 가수들은 괜찮다고 하지만 팬들은 걱정이 앞선다. 좋아하는 가수가 무대 위에서 넘어지고 깨지고, 다치는 모습을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무대 위 사고는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끊이지 않게 일어나고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많은 가수들이 한번쯤 아찔한 경험을 해봤을 만큼 여전히 무대위 안전장치는 없다. 그냥 앞에 섰다 올라와서 무슨 짓을 할지 모르고, 무대 자체도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
얼마전 소녀시대 태연은 공연 도중 한 남성 팬에 의해 손목이 잡히는 테러를 당했고, 휘성 역시 발차기를 맞을 뻔 했다. 최근에는 애프터스쿨이 탭댄스를 추다 강화유리로 된 무대가 가라앉는 사고를 당했고, 라니아 멤버 샘은 와이어를 타고 내려오다 핀이 풀려 발목 부상을 입었다.
그렇다고 하소연을 할 수도 없다. 팬에 의한 테러를 당해도 용서하고 방송사 스태프들의 부주의로 다쳤어도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없다. 가수들이 그들에게는 을의 입장에 서 있기 때문. 좋게 좋게 넘어가는 것이 일종의 관행처럼 돼 버렸다. 그러다보니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향후 재발방지는 인삿말일 뿐이다.
걸그룹과 아이돌 그룹의 일을 담당했던 한 매니저는 “가수들이 무대에 올라가면 사실 불안한 생각도 든다.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르기 때문”이라며 “사고를 당해도 어디에 하소연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고 대부분 좋게 넘어간다”고 토로했다.
그나마 방송 무대는 행사나 야외무대보단 사정이 나은 편이다. 사방이 열린 야외무대의 경우 관객들의 난입은 언제든지 있을 수 있다. 지역행사의 경우에는 경호 체계에 대한 확실한 규정이 없어 술에 취한 관객의 난입도 종종 발생한다.
나중 태연과 휘성 같은 사례가 충분히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K-POP에 의한 ‘신 한류’ 열풍이 아시아를 벗어나 유럽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후진국형 무대 사고는 근절 돼야 한다. 이제 남미도 가고 중동도 가고 아프리카에 가서 콘서트를 할지 모르는데, 어떡 할 것인가. 문화 콘텐츠는 갈수록 선진화되고 외화를 벌어들이는 수출 역군으로 거듭나고 있는데 공연 문화와 시스템은 그렇지 못하다.
공연장이 많다는 것도 사고의 염려를 덜어준다. 그만큼 공연에 앞서 철저한 준비를 할 수 있다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 연말이 되면 한 공연장에 여러 가수가 한꺼번에 몰린다. 전 날 A라는 가수가 하면 다음날 또 다른 B라는 가수가 같은 곳에서 공연을 한다. 시간에 쫓겨 밤을 새워가며 새로운 무대를 해체하고 또 만든다.
이래저래 가수들은 무대위에서 발가벗겨져 있다. 누가 뛰쳐오를지 모르고 언제 바닥이 꺼질지 모른다. K-POP, 한류 하는데, 그만큼 성숙된 공연 관람 의식과 체계적인 관리, 감독 시스템의 구축이 시급한 상황이다.
[갑작스럽게 무대 위로 올라온 한 팬에 의해 끌려가고 있는 소녀시대 태연(위)과 와이어 핀이 풀려 발목 부상을 입은 라니아 샘의 리허설 모습(아래).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라니아 트위터]
남안우 기자 na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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