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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한때 짝짓기 프로그램이 예능을 강타했다. 그리고 체육복 예능도 TV화면을 매일 수 놓은적도 있다. 그리고 근래 들어‘무한도전’으로 촉발된 리얼 버라이어티가 대세를 이뤘다. 이제 예능에 서바이벌 광풍이 불고 있다.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의 광풍은 케이블 TV나 KBS, MBC, SBS 등 지상파TV 모두에 휘몰아치고 있다.
연예인과 일반인들이 출연해 매회 방송에서 탈락과 생존을 거듭하며 벌이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이제 TV를 켜면 볼 수 있을 정도가 됐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사활을 걸기라도 하듯 방송사들이 앞 다퉈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속속 방송하고 있는 것이다.
MBC가 지난해 11월 가수 지망생들의 가수 등용문 프로그램인 ‘스타 오디션-위대한 탄생’을 내보내기 시작한 이후 가창력 뛰어난 가수를 출연시켜 일정횟수의 경연 결과를 토대로 탈락자를 정하는‘나는 가수다’그리고 아나운서를 서바이벌 오디션 방식으로 선발한 ‘신입사원’ 그리고 스타들의 댄스실력을 평가해 매회 탈락자를 내는 ‘댄싱 위드 더 스타’등 다양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내보내고 있다.
KBS 역시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 광풍에 뛰어들었다. 글로벌 리더를 뽑는다는 취지하에 일반인을 내세워 생존게임을 벌이는 ‘휴먼서바이벌-도전자’, 아마추어 밴드들이 참여해 불꽃 튀는 경쟁을 벌여 탈락과 생존이 결정되는 ‘TOP밴드’를 내보내고 있다. SBS는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인 ‘기적의 오디션’을 24일 첫선을 보였고 스타와 피겨선수가 한팀을 이뤄 피겨 미션을 수행한 결과를 평가해 탈락자를 선정하는 ‘김연아의 키스 앤 크라이’방송하고 있다.
케이블TV Mnet의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3’방송을 앞두고 있는 것을 비롯해 tvN ‘코리아 갓 탤런트’등 케이블TV들도 수많은 각종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내보내거나 제작에 돌입하고 있다.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의 광풍의 이유는 여러 가지다. ‘슈퍼스타K’‘나는 가수다’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방송사들의 인기포맷 따라하기의 고질적인 관행이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의 광풍의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한다.
물론 감동적인 성공신화와 공정한 경쟁을 포맷과 스토리텔링을 통해 보여준 점도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대한 좋은 평가 역시 광풍의 진원지 역할을 하고 있다. 가난하고 힘든 처지의 허각이 노래 실력하나로 스타로 부상한 ‘슈퍼스타K2’의 감동적인 성공신화와 김건모 등 빼어난 스타가수라도 치열한 노력을 하지 않으면 탈락한다는 것을 보여준 ‘나는 가수다’의 공정경쟁 등이 좋은 평가와 반응으로 이어져 방송사들이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앞다퉈 제작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교육에서 경제, 문화까지 우리사회를 강력하게 지배하고 있는 무한경쟁 이데올로기와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잘 맞아 떨어진다는 점도 서바이벌 예능 붐의 하나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밖에 시청률을 올리고 또 다른 수입을 창출할 수 있는 시청자 참여 장치의 도입의 용이성, 막대한 협찬과 낮은 제작비로 안정적인 시청률과 감동적인 반응을 담보할 수 있는 특성 등으로 서바이벌 프로그램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광풍이 불고 있는 서바이벌 예능의 문제점은 없는 것일까. 방송내외적인 문제점이 속속 노출되고 있다. 방송외적으로는 공정한 경쟁이라는 미명하에 수많은 상처와 아픔,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는 무한경쟁 이데올로기의 합리화나 정당화가 첫손에 꼽힌다. 출연자의 조건과 상황이 다른데도 똑같은 경쟁조건으로 대결을 시킨 것만으로 무한경쟁의 공정성의 잘못된 신화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방송내적으로는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출연자들의 극적인 부분만을 강조하거나 무분별한 사생활을 노출시켜 인권 침해 우려가 있을 뿐만 탈락자에 대해 배려가 없는 점과 선정성과 자극성을 극대화하는 부분도 문제점으로 꼽을 수 있다.
또한 예능 프로그램의 성격이나 지향점, 포맷의 차별화 없이 획일적인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이 범람은 예능 프로그램의 다양성을 고사시켜 획일화를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
['나는 가수다'부터 '기적의 오디션'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이 시청자와 만나고 있다. 사진=KBS, MBC, SBS제공]
배국남 대중문화전문 기자 knba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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